[외환마감] 18개월 보름 최저치, "1,200원 테스트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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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약보합권에 착지, 전날에 이어 18개월 최저치를 거듭 경신했다.
장중 대체로 전날 급락세의 여파에서 벗어나 1,204∼1,205원에서 거래를 체결하는 안정세였다가 막판에 물량이 쏟아졌다.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기조 속에 달러/엔 환율은 120엔이 무너졌으나 달러/원에 미친 영향력은 제한됐다. 엔화 강세폭에 비해 원화는 다소 떨어져 엔/원 환율은 전날에 이어 100엔당 1,000원대에서 움직이며 1,005원선으로 올라섰다.
최근 혼란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금융정책협의회가 열렸으나 외환시장과 관련, 원론적인 발언 외에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시장 마지막 거래를 앞둔 실질적인 월말 네고물량의 공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달러화 약세 진전여부에 따라 1,200원 테스트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00원 내린 1,202.9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0년 12월 14일 1,202.00원이래 최저치이자 연중 가장 낮은 수준을 가리켰다.
장중 고점은 1,206.30원, 저점은 1,202.70원을 기록, 하루변동폭은 3.60원이었다.
시장은 장중 절대레벨에 대한 경계감과 결제수요, NDF정산관련 매수세 등으로 쉽사리 추가 하락하지 못했다. 역외매수세 주도하에 환율은 반등세가 유지됐으나 추가 반등이 어렵다는 점을 확인하고 역외가 매도로 돌아서고 업체들도 장 막판 물량을 내놓았다.
◆ 1,200원 하향 테스트 =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밤새 미국 증시와 함께 달러화 약세 추세의 진전여부다. 달러/엔은 이미 119엔대로 진입, 일본 외환당국의 추가 개입여부가 주목받고 있으며 대내적으로 월말 네고물량 공급이 예상돼 환율은 1,200원 지지력을 테스트해볼 공산이 크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반등이 안되고 역외가 NDF정산관련 매수를 유지하다가 매도로 돌아서자 버터기했던 물량이 나왔다"며 "월말이다보니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이월하기에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매하긴 하나 내일 1,200원 테스트 가능성이 크다"며 "네고물량 등을 감안하면 내일 장중 1,197∼1,198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1,205원 이상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예상보다 강하게 반등을 기대하고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들고 있었으나 막판 중공업 업체 등의 물량이 나오고 달러되팔기(롱스탑)이 진행됐다"며 "장중 역외매수에도 불구, 물량이 고갈되지 않고 채워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반등 힘을 받지 못하고 주저앉는 모양새라 1,200원 하향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1,200원을 지지하기 위해 오늘 다른 분위기를 조성했어야 하나 그러지 못해 내일 1,198∼1,204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엔 119엔대 진입 = 미국 제2의 장거리전화회사인 월드컴의 회계부정 파문으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일단 누그러들었다. 그러나 달러화 약세 추세는 여전히 유지되면서 달러/엔 환율은 120엔을 뚫고 내려섰다.
전날 뉴욕에서 장중 118.98엔까지 떨어진 끝에 120.06엔으로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0엔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과 추가개입 우려로 한동안 120엔이 지지되는가 했던 달러/엔은 오후장 달러매도 강화로 119.50엔대까지 내렸으며 오후 4시 52분 현재 119.62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94억원, 50억원의 주식순매도로 나흘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시장의 관심권 밖이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사가 이날 한국 국가신용등급(장기외화표시채권 기준)을 'A'등급으로 두단계 상향했으나 시장은 이미 반영된 재료임을 감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10원 높은 1,204.00원에 출발한 환율은 10시 10분경 1,205.1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환율은 대체로 1,204원선에서 횡보하다가 오전장 막판 달러/엔의 소폭 상승과 달러매도초과(숏) 커버수요로 11시 57분경 1,205.60원까지 오른 뒤 1,205.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낮은 1,205.1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시 34분경 1,204.80원으로 하락한 뒤 매수세 강화로 2시 37분경 이날 고점인 1,206.3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환율은 매물에 밀려 소폭 반락, 1,204∼1,205원을 오가는 안정세를 보이다가 장 막판 달러/엔 추가 하락과 달러되팔기(롱스탑)으로 하라 반전한 뒤 4시 29분경 이날 저점인 1,202.70원까지 밀렸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1억2,44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4,27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4억7,000만달러, 4억9,760만달러가 거래됐다. 28일 기준환율은 1,204.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