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전망] "더블딥 온다"..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미국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아직 위험하다"는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의 연초 발언으로 제기됐던 더블딥(double dip) 논쟁이 최근 다시 불붙고 있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의 증시침체로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더블딥 발생한다=지난달까지만 해도 가능성 차원에서 얘기됐으나 요즘들어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뉴욕증시가 폭락세를 보이는 등 투자심리가 극도로 불안해지는 탓이다. 더블딥이론을 가장 많이 얘기해온 모건스탠리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상반기 반짝했던 생산활동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최종 수요인 소비가 버텨주어야 하는데 최근들어 자동차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하반기 더블딥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중 미국의 최대 소비품목인 자동차 판매는 1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5월 110을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이던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가 6월에는 106.4로 떨어진 것은 소비위축 우려를 높이고 있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트의 그레그 젠슨 머니매니저는 "지금으로선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40%이지만 소비위축으로 그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빠르게 진행되는 달러약세도 더블딥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분식회계파문에 휩싸여 있는 미국기업에 대한 신뢰상실,중동지역긴장 고조,미국내 테러재발가능성 등으로 미국에 투자했던 자금이 달러약세와 맞물려 해외로 빠져나갈 경우 미국 기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란 시각이다. 더블딥은 없다=경기가 일시적으로 둔화될수 있지만 또다시 침체로 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모건스탠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이 아직은 더블딥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도이치뱅크 피트 후퍼 이코노미스트는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우려할만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더블딥은 재고가 쌓여있다가 급격히 빠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나 지금은 재고가 거의 없고 기업들의 투자지출도 매우 낮아 더이상 줄어들게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UBS워버그의 제임스 오솔리번 이코노미스트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소비위축효과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상쇄가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실제 지난달 주택착공이 전월보다 11.6%나 증가했고,주택착공 허가건수도 2.6%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의 활황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의 활황을 뒷바침 하는 주택담보채권 이자율도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낙관론자들은 금융시장은 불안하지만 5월중 경기선행지수가 112.20으로 전월(111.80)보다 좋아졌고,내구재주문도 예상보다 늘어나는 등 미국 경제는 여전히 회복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