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인 코리아] (프랑스의 경험) 침체경제 회복 촉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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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 캉드쉬 전 국제통회기금(IMF) 총재는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좋은 성적은 국민들에게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 넣어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1998년 월드컵을 개최한 프랑스가 그 대표적 경우다.
프랑스는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전국 10개 도시의 도로, 운송, 설비, 공공시설 등 사회기반 시설을 재정비했다.
여기에 월드컵 우승은 정신적 역동감과 자신감까지 가져다줘 월드컵 개최로 당초 목표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얻었다.
우선 거의 십년간 침체에 빠져 있던 프랑스 경제 회복에 촉진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 산업 분야에 그 효과가 파급되면서 당시 12%에 달했던 실업률이 11%선으로 떨어졌다.
월드컵 개최 전후 1년 동안 27만5천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또 3% 이상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이어지면서 2년 후인 2000년에는 실업률이 한자리 숫자인 9%로 떨어졌다.
만성적 재정적자에 시달려온 프랑스 정부는 유례 없는 경기 호황 덕분에 월드컵 개최 다음해 3백7억프랑의 세금을 더 거둬들였고, 그 결과 기업 법인세도 인하됐다.
또 젊은층의 창업 붐을 일으켜 1996년 10억프랑에 불과했던 벤쳐 캐피털 규모가 3년만에 68억프랑으로 급증했고, 미래가 없다며 영국과 미국으로 떠났던 젊은 두뇌들이 유턴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나타났다.
경제에 대한 자신감은 개방적 실용주의로 연결돼 기업문화도 바꿔 놓았다.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당시 총리는 우파 정부조차 꺼리던 공기업 매각을 강력히 추진하고 산업 구조조정에까지 손댔다.
영미 기업문화 정도로 치부해온 기업 합병인수(M&A) 바람이 프랑스에도 불었다.
국수주의 경향이 심한 프랑스인들의 사고 방식을 국제화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파리고등사범대학의 엘리 코엔 교수는 "대규모 국제대회 개최는 국민들의 사고 방식을 개방형으로 변화시키다"고 진단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