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공룡' 佛 비방디 해체위기

장 마리 메시에의 '비방디 유니버설 미디어제국'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몰렸다. 지난 6년간 끊임없는 인수합병을 통해 프랑스 수도회사를 미 AOL타임워너에 이어 세계 2위의 미디어그룹으로 키운 메시에 회장이 이사회와 채권단의 거센 사임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조만간 물러나기 때문이다. ◆미디어공룡이 '정크' 회사로=무디스는 1일 비방디 유니버설이 부채를 줄이기 힘들 것이라며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수준(Ba1)으로 떨어뜨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프랑스의 유력지 르몽드는 2일 비방디 유니버설이 지난해 10월 영국의 B스카이B의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15억달러의 부채를 고의로 누락하는등 그동안 광범위하게 분식회계를 실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증시에서 이 회사의 주식은 한때 전일대비 무려 35.36% 폭락한 15.45유로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다양한 회사분할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나는 '순수한 프랑스회사'로 돌아가는 것. 다른 하나는 '순수한 미디어회사'로 재편하는 것이다. ◆프랑스 IT산업 휘청=프랑스텔레콤과 알카텔도 유사한 위기에 처해 있다. 프랑스텔레콤의 부채는 98년 초 1백54억유로에서 현재 6백억유로로 4배 가까이 불어났고,이로 인해 주가가 올 들어 76% 급락했다. 세계 3위 정보통신장비업체인 알카텔의 주가도 올 들어 62% 하락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송태형 기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