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대변신] '한국도로공사' .. 경영평가 1위 기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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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고속도로 종합 서비스 기업.'
한국도로공사의 장기 비전이다.
이같은 목표를 향한 도공의 대변신은 공기업 경영혁신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도공이 최근 기획예산처가 12개 정부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이유다.
지난해 도공은 서해안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대전~진주 고속도로 등 5개 노선을 완전 개통하는 등 모두 5백42km의 고속도로를 건설해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었다.
이로 인해 절약되는 물류비만도 하루 58억원(시간비용 50억원, 운행비용 8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성과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뒷받침됐다.
도공은 BPR(업무재설계) 결과를 토대로 조직을 재설계했다.
본사 유사 기능을 통폐합하고 조정했다.
지역본부에는 교통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대신 행정과 감독 기능을 과감하게 줄였다.
이를 통해 축소된 인원은 지사에 배치, 영업과 구조물 관리 등 현장 기능을 강화했다.
업무 프로세스도 과감하게 바꿨다.
건설 현장에 대한 본사 점검을 간소화하거나 산하 기관에 위임했다.
감리와 자문용역 운영 방식을 개선, 1백14개의 규정을 20개 내외로 통폐합했다.
사내 벤처제도를 도입해 조직의 활성화와 사업 다각화를 도모했다.
오점록 사장은 "취임 이후 투명.참여.효율 경영이라는 세가지 화두에 매달려 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도공을 '21세기 공기업 표준모델'로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1세기 공기업 표준모델로 향하는 도공의 청사진도 명확하다.
도공은 지난해 말 현재 2천6백km인 고속도로 총연장을 오는 2006년까지 3천4백km로 늘릴 예정이다.
이어 정부의 국가 간선망 계획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전국에 동서 9개축, 남북 7개축의 고속도로를 건설, 총연장을 6천1백60km로 확장할 계획이다.
오 사장은 "도공은 지난해 이미 대부분의 남북축 교통망을 완성했다"며 "앞으로는 동서축과 한강 이북으로 연결해 북쪽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비중을 두고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도공은 재무구조 개선에도 발벗고 나섰다.
도공의 빚은 지난해말 현재 12조4천억원에 달한다.
고속도로 건설에는 연간 4조원 가량이 들어가는데 비해 통행료 수입은 지난해 1조8천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89년 이전엔 고속도로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전액 정부에서 지원했지만 90년부터는 정부의 재정부족 탓에 절반밖에 지원해 주지 않고 있다.
이같은 눈덩이 부채는 결국 도공의 경영을 악화시키고 향후 고속도로 건설에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도공은 이에 따라 고강도 구조조정을 동반한 '재무구조 개선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나섰다.
먼저 1단계로 올해를 '투자규모 조정기'로 잡고 연간 4조원에 달하는 건설투자 규모를 2조7천억원으로 줄여 잡았다.
2단계는 '부채 누증 해소기'다.
정부의 용지비 지원 및 8천1백억원의 재정융자금 출자 전환, 통행료 현실화 등을 전제로 2006년까지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 외에 2천억~3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만 발행,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복안이다.
3단계는 '무차입 경영 도래기'다.
오는 2010년까지는 3조원 가량의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을 바탕으로 이자상환 1조원,건설투자 1조3천억원, 유지보수비 7천억원을 충당하고 차입 원금 상환에도 나설 방침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