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활기 넘치는 中통신시장

이동통신 산업이 고전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경제대국들이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통신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연 30% 이상 고성장을 거듭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저성장세가 뚜렷하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5% 안팎의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세계통신시장의 침체에도 불구,중국통신시장은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시장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통신업체들에 중국의 활력은 반갑기 그지 없는 소식이다. 특히 13억 인구를 가진 거대한 잠재력이 매력적이다. 통신업계는 2003년에 이르면 중국의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2억5천만~2억8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이동통신발전 양상도 관심거리다. 이동통신 가입자의 추이를 기술방식으로 보면 아날로그 방식의 가입자는 1998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대신 2세대 통신인 GSM과 CDMA의 디지털 방식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GSM 방식은 가입자가 97년 7백20만명에서 2003년엔 1억5천만명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CDMA 방식은 상대적으로 GSM방식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GSM 방식보다 시장진입이 늦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판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동통신 사업자간 경쟁이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조금 뒤처져 있는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라도 앞으로 도래할 제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시장을 주도한다면 단번에 1위가 될 수 있다. 이는 곧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1위도 절대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전개될 제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경쟁은 가히 전쟁이라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선보이고 있는 3세대 이동통신의 3대 기술은 유럽식 통신표준인 비동기식(WCDMA),동기식(cdma2000 1x),주파수분할(FDD)과 시분할(TDD)방식을 결합한 TD-SCDMA 등이다. 향후 중국에선 이 기술들이 모두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서로 다른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서로 다른 통신표준을 내세우며 고객확보에 나서게 된다. 중국시장은 세계통신시장의 축소판이 된다.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제3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를 예측해본다면 WCDMA가 다소 유리할 전망이다. 에릭슨 노키아 등 유럽업체들이 이 분야의 선도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이는 WCDMA가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식 2세대 이동통신(GSM)과 기술적 출발점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업체간 활발한 경쟁은 결국 중국경제에도 득이 될 것이다. 첨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뿐 아니라 정보통신산업의 기반도 자연스럽게 확충할 수 있어서다. 일부 정보통신 컨설팅업체들은 기술표준 경쟁과 더불어 진행될 업체간 가입자 확대전쟁으로 2005년 중국의 이동통신 가입자수가 최고 4억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 예측대로라면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시장으로 부상한다. 물론 이동통신 시장의 인프라도 세계적인 수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단말기는 물론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수출하는 정보통신 강국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정리=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 -------------------------------------------------------------- ◇이 글은 유럽식 3세대 이동통신 기술표준안을 연구하는 UMTS포럼의 번트 일러트 의장이 최근 아시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인 '코뮤닉아시아 2002'에서 행한 'China Rising to the Mobile Challenge'란 내용의 기조연설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