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電업계, 소형TV 低價경쟁 .. 할인점 전략 등 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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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인치 미만 소형 TV시장에서 저가판매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인치 TV의 공장도 가격은 20만원대지만 할인점에서는 13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일부 할인점의 경우 신규출점 때 특별할인 등의 형태로 대당 8만원대에 파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저가판매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은 할인점이 소형TV의 유통채널로 부상하면서 메이커들에 대폭적인 공급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디지털TV는 백화점 전자양판점 대리점 위주로 판매되는 반면 소형TV는 할인점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할인점 업계가 공격적인 출점 등으로 확대 경영에 나서면서 저가 판매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자업체들의 경우 생산원가가 20만원대인 20인치 TV를 14만원대에 공급하는 사례가 많다.
여기에 할인점도 제살 깎아먹기식 가격정책을 펴면서 판매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할인점들은 소형TV를 고객을 유인하는 미끼상품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격비교가 쉬운 전자제품의 특성상 할인점업계에서는 소형TV가 가격체감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할인점도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대리점의 반발 등을 이유로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는 제품공급을 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할인점의 판매력 때문에 대응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대우전자와 아남전자 등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아예 국내판매를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인치 미만 TV는 연간 국내 판매량이 1백10만대로 전체 TV의 절반 가량(대수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원룸을 중심으로 한 독신자층이 두터워지고 가정에서도 방마다 TV를 두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안정적인 수요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가 오디오 가격에도 못미칠 정도로 유통채널의 왜곡이 심각하다"며 "대부분 업체가 소형TV의 적자를 디지털 및 대형TV 판매로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