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골프야] 비즈니스 골프 : CEO 다섯명중 네명 스코어 속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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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와 비즈니스,그리고 골프.
뭔가 상관관계가 있을 것같다.
흔히 CEO 하면 골프장에서 멋진 옷을 입고 굿샷을 날리는 장면이 연상된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CEO중에는 프로 못지않게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일반인처럼 그저그런 실력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CEO가 골프를 잘 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CEO가 골프를 잘 치면 기업경영도 잘 할 것이다"고 긍정적 평가를 하는가 하면,"골프에 그렇게 시간과 정력을 투자하는데 기업인들 잘 되겠는가"고 폄하하기도 한다.
물론 골프스코어와 기업경영능력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견해도 만만찮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지난 2000년 미국의 5백대기업 CEO중에서 2백여명의 CEO를 대상으로 핸디캡을 조사한 적이 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그 조사에서 "CEO의 핸디캡이 내려가면 그 회사 주식시세는 올라가고,반대로 CEO의 핸디캡이 올라가면 주식시세가 떨어진다"는 투자기준을 제시한바 있다.
CEO의 골프핸디캡이 경영능력을 예측할수 있는 유용한 지표라는 것이다.
CEO들은 코스에서 어떤 스타일로 골프를 하는가.
최근 미국 USA투데이는 이와 관련,재미있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신문이 미국 스타우드 호텔&리조트 회원인 CEO 4백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핸디캡은 14였다.
그로스스코어로 따지면 라운드당 86타정도를 친다는 계산이다.
핸디캡이 가장 낮은 CEO는 선 마이크로시스템의 스콧 맥닐리로 3이었다.
평균스코어는 80대 후반으로 나왔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될듯하다.
조사대상 CEO중 무려 82%가 스코어를 1~2타 적게 계산하거나 볼의 라이를 개선하는등의 규칙위반을 한다고 답변했다.
동반자의 볼을 샌드나 러프로 차넣거나 여러차례 "멀리건"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로라하는 CEO들이지만 정직하게 플레이하기보다 자신이나 동반자를 속이는 일이 훨씬 많은 것.
미국 CEO들의 스코어 속이기는 일반 골퍼들보다 더했으면 더했지,못하지는 않은 결과였다.
연초 미 골프다이제스트가 일반 골퍼들을 대상으로 "스코어를 속이는가"고 물었을때 21%만이 "그렇다"고 대답했지만,이번 CEO대상 USA투데이의 조사에서는 40%선이 속인다고 대답한 것.
CEO들은 또 대부분 내기골프를 했다.
조사대상 87%가 내기를 한다고 응답했는데 내기액수가 일반의 상상을 넘는다.
"여태까지 한 내기중 가장 큰 액수는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평균 5백89달러(약 70만원)라고 대답했다.
연봉이 25만달러이상인 CEO들의 경우는 그 액수가 1천9백47달러(약 2백34만원)로 급증했다.
이들은 승부욕도 강했다.
82%가 "항상 이기려고 노력한다"고 응답했다.
그 반면 접대골프를 할 경우엔 약해지는 모습도 보였다.
응답자의 20%는 "접대골프때 상대방에게 일부러 져준다"고 말했다.
CEO들은 골프에 대한 애착도 강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플레이하겠다"는 응답이 57%였고 "골프에 대한 몽상을 한다"는 대답은 47%에 달했다.
라운드중 화가 나 클럽을 부러뜨린 적이 있다는 CEO는 13%,클럽을 던졌다는 CEO는 26%에 달했다.
골프가 잘 안될때 하는 행동은 일반골퍼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밖에 홀인원을 해보았다는 CEO는 15%,골프가 섹스보다 좋다는 CEO는 11%에 달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