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中통신시장 공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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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중국에서 CDMA단말기 생산에 나서면서 통신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단말기 시장을 과점해온 삼성과 LG전자는 최근 KT민영화 및 파워컴 인수참여 등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SK가 중국 단말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데 대해 크게 경계하고 있다.
SK가 이번에 제휴한 다셴(大顯)은 현재 랴오닝성 성장(省長)이자 8대 혁명원로 중 유일한 생존자인 보이보(博一波)의 장남인 보시라이(博熙來)의 강력한 정치적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셴이 지난 2000년 이후 GSM 단말기의 생산허가를 신규 취득한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이 단적인 증거다.
지난달 월드컵 기간중 SK텔레콤의 초청으로 방한한 다셴 총재단을 위해 손길승 SK회장이 워커힐 호텔에서 직접 만찬을 주재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가 차이나유니콤과 CDMA 통신서비스 분야에 대한 제휴를 추진중인 것도 삼성이나 LG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지난달 표문수 SK텔레콤 사장 등이 중국 현지를 방문,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포함한 향후 비즈니스에 대해 긴밀히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로서는 중국 통신서비스 시장과 함께 단말기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콘텐츠와 하드웨어를 결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관계자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노하우 및 콘텐츠의 강점을 직접 생산한 단말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면 시장 장악력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SK는 국내 제1의 이동통신업체라는 이유로 국내 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없었다.
특히 단말기 분야는 삼성, LG전자 등이 이미 시장을 장악한데다 비핵심 사업이라는 이유로 하드웨어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지 못했다.
이번 합작진출로 SK의 중국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는 것은 물론 삼성-커젠(科健), LG-랑차오(浪潮) 등 현지업체와 제휴한 국내업체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게다가 KTF도 중국 전자유통업체인 CEC의 CDMA 생산법인 CECM의 지분(15%)을 인수해 단말기 사업에 진출한 상태여서 CDMA 종주국인 한국이 중국에서도 치열한 한판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중국 단말기 사업에도 뛰어들어 업계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