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매패턴 "헷갈리네"..현물 3천억이상 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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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800선 탈환을 앞두고 멈칫거리고 있다.
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엇갈린 매매패턴이 지수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8일 거래소시장에서만 3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인 반면 선물시장에선 9천계약 이상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7일 연속 상승에 대해 부담을 느끼던 차에 시장이 쉬어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엄청난 선물매도로 쏟아진 프로그램매물을 외국인이 고스란히 받아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수가 20일선을 지켜낸 만큼 추가상승을 위해 부담을 덜어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대형제약사인 머크사의 회계부정 소식에 9일 미국시장의 약세를 선반영한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나왔다.
향후 추가 조정장이 벌어지면 20일선 지지여부를 살펴본 뒤 매수를 노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급반등에 이은 눌림목=전문가들은 이날 조정을 단기급등장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눌림목(상승후 조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6일 이후 6일만에 1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만큼 쉬어갈 만한 지수대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20일선(780선)을 지켜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오후장들어 낙폭이 확대되며 한때 20일선이 붕괴됐지만 곧바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780선을 회복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외국인이 3천억원이상의 대규모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 시장의 버팀목으로 작용했다"며 "미국시장이 약세를 보이더라도 선조정을 받은 만큼 77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대규모 거래량이 터지지 않고 장막판 반등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날 4억주이상이 거래된 하이닉스반도체를 제외하면 지난주와 비슷한 거래량을 기록했다.
통상 차익매물과 손절매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동시에 주가지수가 하락할 경우 추가 하락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그러나 이날 거래량은 심각한 조정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고영훈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오후장에 외국인의 선물매도가 1만계약을 넘어서면서 시장이 내림세로 돌아섰다"며 "나스닥선물지수의 급락과 머크사의 회계부정 소식 등에 따른 물량이 이미 나온 만큼 추가하락이 깊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투기적인 선물매매=지난 5일 8천계약이상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세를 주도한 외국인은 이날 9천2백90계약을 쏟아내며 상승을 가로막았다.
철저한 단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수급 개선없이 투자심리 호전에 따라 일어나는 급등락장을 겨냥한 고도의 투자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은용 한화증권 선물영업팀장은 "현물과 선물의 외국인 매수주체는 완전히 다르다"며 "이처럼 드러내놓고 하루 사이에 8천계약이 넘는 선물을 샀다 팔았다 하는 것은 헤지 거래라기보다는 몇몇 세력의 투기거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고영훈 수석연구원도 "이날 증권사 선물영업팀에는 외국인의 선물매매 주체가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 분주했다"며 "홍콩물고기 등 일부 선물 투기세력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귀띔했다.
◆향후 대응전략=전문가들은 미국시장의 변수가 있지만 외국인의 매수강도로 봐선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따라서 지수 20일선 지지여부와 수급상황 개선 등을 지켜보며 시장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장인환 사장은 "미국시장의 급락 등 악조건 속에서도 반등을 이어온 시장의 힘을 무시할 순 없다"며 "100포인트 상승 후 조정을 보인다면 주식 매수의 기회로 삼을만 하다"고 말했다.
박은용 팀장도 "현·선물에도 동시 매도가 나오지 않는다면 급격한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