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융, 예탁금 10兆 내달부터 신탁운용 .. 증권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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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긴 고객예탁금이 빠르면 8월초부터 신탁방식으로 운용된다.
증권금융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삼성 LG 동원 등 대형 증권사들은 원금 손실 가능성을 들어 강력 반발,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증권금융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오는 8월부터 10조원 규모인 고객예탁금을 신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확정, 각 증권사에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증권금융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신탁업무 본인가를 받은 뒤 빠르면 다음달 초부터 증권사들과 신탁계약을 맺을 방침이다.
고객예탁금을 증권사에 대출해 주거나 국공채 등에 투자, 콜금리(11일 현재 4.25%)를 약간 웃도는 수준의 이자를 증권사에 지급해온 증권금융은 효율적인 자금운용을 위해 신탁자산으로 운용방식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신탁자산의 경우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으며 이 경우 고객예탁금을 맡긴 개인투자자와 증권사간에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고객예탁금을 증권금융에 맡기는 것은 예탁금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금을 맡긴 투자자 동의없이 원금이 손실날 수도 있는 신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은 이같은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는 또 "예탁금 보장을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를 내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원금 손실 사태가 발생할 경우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돈을 물어줘야 하는 또다른 부담을 안아야 한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증권금융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고객예탁금을 신탁자산으로 분류해 놓을 경우 증권금융의 재무상태와 관계없이 안전하게 돈이 보호될 수 있다"며 "금감위 등의 엄격한 규제를 받기 때문에 원금손실을 입을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