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흐름' 새 투자잣대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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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조작할 수 없는 투자지표를 찾아라.'
미국의 분식회계 파문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진정한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핵심 투자 잣대로 사용되던 이익지표인 EBITDA(순수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가 최근 비용조작을 통한 분식회계로 신뢰도가 떨어진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회계 담당자들이 수치를 조정하기 힘든 순현금수입 영업현금흐름 잉여현금흐름 등이 새로운 투자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이남우 리캐피탈투자자문 사장은 10일 "미국의 회계 부정사건 발생 이후 기업의 수익 계산방법이 1차적으로 장부가치에 근거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조작할 수 없는 지표에 주목하라=그동안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EBITDA는 기업가치 기준의 '바이블'이었다.
세금과 이자,유·무형 자산의 감가상각을 하기 이전의 이익을 보여줌으로써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기업가치를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다고 인식돼 왔다.
그러나 월드컴 등 미국 대기업의 분식회계로 이같은 믿음에 금이 가고 있다.
비용을 자산으로 둔갑시켜 장기간에 걸쳐 감가상각토록 함으로써 이익을 부풀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형 미디어그룹인 비아컴은 순현금수입을 EBITDA와 함께 기업이익지표로 활용키로 했으며 인터넷업체인 USA인터랙티브는 순현금수익을 새로운 이익지표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흐름이 뛰어난 코스닥기업=나모인터랙티브 네오위즈 코미코 한빛소프트 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나모는 지난해 순현금수입 규모가 매출액보다 오히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네오위즈 코미코 대한바이오링크 등도 순현금수입액이 매출액의 60%를 웃돌았다.
특히 국순당 액토즈소프트 한네트 피에스텍 등은 지난해 순현금수입과 영업현금흐름이 모두 매출액의 30%를 넘어섰다.
영업을 통한 현금유입이 활발하면서 절대적인 순현금수익 규모가 컸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밝혔다.
신성호 우리증권 이사는 "순현금수입 등은 비용축소 등을 통해 이익을 조작할 수 없는 지표여서 분식회계가 이슈가 되는 요즘 보조지표로 충분히 활용해 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