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월드컵 광고대상] LG전자 : 순발력 있는 승리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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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기간 LG전자는 한국전이 열릴 때마다 각기 다른 기업 이미지 광고를 내놓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경기 당일 집행된 광고들은 모두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메시지로 채워져 마치 선전을 기원하는 '부적'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월드컵 기간중 LG전자는 대표팀 경기 일정에 맞춰 총 7편의 기업 이미지 광고를 집행했다.
8강전을 중심으로 앞 부분은 상대팀의 골문이 넓게 보이라는 승리의 기원을 담았고 8강 진출 이후에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만든 새로운 역사에 대한 찬사와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우리 골대보다 상대 편의 골대가 한 두 배쯤 넓으면 어떨까'
모든 국민들이 이런 마음을 한 켠에 갖고 있지 않았을까.
이런 염원을 대변하듯 LG전자의 광고는 약간 과장된 듯 하지만 잠깐 상상해 볼 수 있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했다.
승리를 기원하는 비슷 비슷한 메시지 속에서 이런 '위트'는 보는 이를 즐겁게 했다.
이처럼 한국 대표팀 후원사인 LG전자는 자사 디지털TV의 특징과 월드컵 승리에 대한 기원을 절묘한 비주얼과 카피로 연결해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지털TV는 화질이 좋다는 점과 16 대 9의 와이드한 화면으로 볼 수 있고 현장음과 같은 생생한 음질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이 장점들중 16 대 9 와이드 화면을 상대편 골대에 비유하여 제품의 장점을 국민들의 승리에 대한 기원의 묘한 심리측면과 연결해 표현함으로써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후반부 3편의 광고는 타사와 차별화될 수 있는 비주얼과 카피를 세심히 연구해 만들었다.
특히 이미 결과가 나와 있는 상황에서 국가대표팀에 대한 찬사와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표현하기 위해 주력했던 부분은 카피.
남들이 할 수 있는 말이나 문구를 철저히 예상, '신화는 계속되어야 한다'거나 '우리의 더 큰 미래를 보았습니다' 등의 독창적인 카피를 만들기 위해 길지 않은 제작 기간의 대부분을 보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다른 기업 광고보다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냈다.
LG전자의 기업이미지 광고가 대표팀의 경기 당일에 맞춰 대한민국 축구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광고였다면 '엑스캔버스' 광고는 경기 다음날에 한국팀 승리의 감동을 함께 하자는 내용으로 전개됐다.
한국전 경기 당일 예상 승부에 따라 사전 방향을 설정하고 광고물을 제작, 경기후 승패에 따라 다양한 광고를 집행했다.
LG전자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식후원사인 점과 브랜드슬로건인 '그 차이를 압니다' '감동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TV 엑스캔버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광고를 보는 재미 속에 제품의 강점을 정확히 표현한 것.
더구나 LG전자는 월드컵 공식후원사가 아닌 상태여서 월드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매복(ambush) 마케팅'을 통해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하지 않고도 효율적인 마케팅 성과를 거뒀다.
LG 관계자는 "제품과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내면서 타사와의 차별화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했다"며 "이번 월드컵 기업광고는 효율적인 광고 사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