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없는 추락' 칼빼들자 '급반등'..환율 곤두박질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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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12분 1천1백70원선 붕괴 위기→정부의 구두개입→직접 개입→11시50분 1천2백83원으로 급반등'
정부가 날개 없이 추락하던 원.달러 환율을 막기 위해 드디어 칼(직접개입)을 빼들었다.
11일 외환시장은 오전 11시 12분부터 38분동안 추락에서 급반등이 이어진 한편의 드라마를 방불케 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개장 환율은 전날보다 90전 내린 달러당 1천1백78원50전으로 시작됐다.
10시40분께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한 강연에서 "(환율 안정을 위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선 '엄포'로 비쳐져 시시각각 낙폭을 키웠다.
11시 넘어 1천1백71원50전까지 가라앉으며 1천1백70원선마저 붕괴될 것이란 위기감이 감돌았다.
나흘간 하락폭이 30원을 웃돌았다.
정부는 바로 이 시점에서 엄포를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김용덕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이 "외환시장 불안이 지나치다.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의지가 충분히 확인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구두개입에 나섰다.
설마 하던 정부의 시장 개입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달러 사자' 주문에 딜러들은 일시 혼돈상태에 빠졌다.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등을 통한 대규모 달러매수가 쏟아지며 불과 20여분만에 10원 이상 급반등했다.
11시50분엔 1천1백83원50전까지 올랐다.
오전중 개입 규모는 3억달러로 추산됐다.
1천1백81원30전으로 출발한 오후장엔 서로 눈치보기 속에 1천1백80원선을 놓고 매매공방을 벌였다.
정부의 '2차 개입'에 대한 경계심리로 매도세가 다소 위축됐지만 달러 약세를 대세로 여기는 분위기여서 반등도 어려웠다.
결국 오후4시30분 마감 환율은 1천1백79원50전으로 전날보다 10전 오르는데 그쳤다.
이날 정부가 거둬들인 물량은 모두 5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됐다.
시장 관계자는 "외환당국은 이날 오전장에 3억달러, 오후에 2억달러 가량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