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메리트 부각 관심

증시에 확인해야 할 변수들이 많아졌다. 투자는 항상 일정 부분의 위험을 감수하기 마련이지만 하강 압력을 행사하는 요인이 증가함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증시가 뉴욕증시 급락과 옵션관련 매물 출회 영향으로 폭락, 지지선 형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국내외 증시 여건과 함께 주가가 이달 초와 같은 수준으로 회귀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모멘텀을 잃은 증시는 당분간 뉴욕증시 영향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종합지수가 지난달 말 대폭락 이전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옵션만기에 따른 급락이 과도했던 점을 감안하면 20일선 돌파를 위한 반등이 시도될 공산이 크다. 지지선 구축과 뉴욕증시 동향에 주목하면서 750~810사이의 등락을 염두에 두고 2/4분기 실적개선 추세가 뚜렷한 종목, 환율급락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한 박스권 대응이 바람직하겠다. ◆ 초복더위, 탈출하나 = 증시가 ‘삼복더위 악재’ 에 허덕이며 급락했다. 이달 초 상승을 이끌어낸 모멘텀이 꺾이고 매수주체가 한걸을 뒤로 물러난 데 따른 것. 먼저 반도체 D램 현물 가격이 급등세를 접고 다시 반락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투자의견과 적정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PC관련 수요가 증가하면서 D램 가격이 바닥을 확인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최종 수요가 늘었다기보다는 유통과정에서의 수요증가로 판단돼 반도체에서 추세전인 모멘텀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대목이다. 또 환율이 급락하면서 수출관련주 등에 하강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나흘만에 소폭 상승했지만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1,180선 지지에 실패했다. 정부의 강한 개입이 반등을 유도했지만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는 이상 개입은 속도조절 외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이기 어려워 1,170원대에서의 재하향이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매수주체 역할을 담당한 외국인은 철저하게 가격논리에 따라 접근하는 모습이다. 종합지수 700선에서 뉴욕증시와 무관하게 매수에 가담했던 외국인은 지수에 부담을 느낀 듯 방향성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요인은 주변으로 밀려나는 양상이다. 뉴욕증시가 계속되는 회계조작 파문과 기업실적 부진으로 추락을 거듭하고 있어 뉴욕증시의 바닥확인이 국내증시 안정에 최우선 과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 실적, 추세를 읽자 =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수급개선에 기댄 기술적 반등 시도가 예상된다. 옵션만기를 지나며 매수차익잔고가 급격히 감소한 상황에서 시장베이시스가 콘탱고를 나타냄에 따라 기관의 활동 공간이 넓어졌다. 또 증시의 대기매수세를 가늠하는 고객예탁금이 큰 폭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10일 현재 사흘 연속 증가하며 10조원대로 올라섰다. 다만 수급개선 정도가 미미한 만큼 차별적이고 단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실적발표철을 맞아 실적주에 관심을 두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다. ‘영원한 테마’로 여겨지는 실적재료는 그러나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개별종목이나 업종에 대한 재료에 그칠 공산이 크다. 또 LG전자에서 나타났듯이 실적개선이 이미 반영된 경우에는 재료노출이 하락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개별 기업의 실적발표 일정과 시장의 예상치, 그리고 실제 실적을 살피고 하반기 전망, 환율과의 관계 등을 꼼꼼히 체크하며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2/4분기 실적이 1/4분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과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연속적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종목이 주목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2분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기아차, 대우조선해양, 하이트맥주, 호남석유화학, 대우종합기계, 한라공조, 대림산업, 두산, 삼성중공업 등을 꼽았다. 또 1,2분기 연속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대부분 두자리수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뚜렷한 실적 개선 추세를 나타내는 종목으로 삼성전자, 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칠성, 제일모직, 신도리코, SK텔레콤, 현대모비스 등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