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증시] 엔고지속...외국인 매수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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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값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일본 증시 관계자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향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엔고가 증시에 미칠 효과와 관련,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활동과 종목 선택이 주가 향방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와 같은 엔고,달러 약세 현상이 계속될 경우 달러로 환산한 일본 주식의 자산가치가 더 커질 것이 분명하므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매수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엔고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을 집중 처분,주가 하락을 부채질 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닛케이평균주가가 전일보다 1백15.71엔 오른 1만6백1.45엔으로 폐장된 지난 12일 달러 베이스의 닛케이평균주가는 90.71 달러로 전일대비 1.65달러 상승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이 1백16엔대 후반까지 밀려난 이날의 주가 상승률은 달러 베이스로 1.85%, 엔화 베이스로 1.1%였다.
일본의 주식 값은 달러로 환산할 경우 금년초부터 상승세가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까지 닛케이평균주가의 상승률은 0.6%에 그치고 있으나 달러 베이스로는 13.1%나 뛴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증시가 죽을 쑤고 이의 영향으로 일본 증시도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엔고가 꾸준히 진행되면서 달러로 환산한 자산가치는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엔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종이,펄프 등 내수관련주가 으뜸으로 꼽혔다.
이와 달리 자동차,전자 등 일본의 수출을 견인해온 주력 업종의 상당수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과 함께 주가하락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오지제지의 경우 달러당 1엔만 떨어져도 3억-4억엔의 수익증가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3월말 결산에서 일본기업들 중 최초로 경상이익 1조엔 시대를 열었던 도요타자동차는 반대로 2백억엔 상당의 이익이 날아가 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