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산책] 바퀴벌레

미국에선 최근 1년새 에너지 재벌 엔론을 비롯 아델피아 글로벌 크로싱 K마트 등 경제 문외한이라도 이름을 알고 있을 유명 기업이 줄줄이 도산했다. 도산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바로 부실회계 때문이다. 미국내 투자자금이 증시를 떠나 부동산과 귀금속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도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회계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부시 미국 대통령만은 아니다. 경제회복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경제주체들은 예외없이 회계파문이 하루속히 수습되기를 바라고 있다. 부실회계문제의 핵심인 '신뢰성 추락'이 경제를 갉아먹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때 기승을 부리는 바퀴벌레.보이는 건 한마리지만 그 뒤에 숨어있는 게 더 많은 경우가 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