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中체육계의 '축구 반성'


요즘 중국 체육계의 최대 화두는 '판쓰(反思·돌이켜 생각한다)'다.


반성의 대상은 축구다.
그들은 월드컵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전패의 수모를 당한 이유를 찾고 있다.


'축구 반성'에서 빠지지 않는 게 한국이다.


'중국 선수들은 왜 한국 선수들처럼 뛰지 못하는가' '한국의 투지는 어디서 나오는가'등 한국축구에 대한 연구의 목소리가 높다.
'심판의 도움으로 4강에 올랐다'고 비아냥대던 이전 모습과는 다르다.


그들의 축구 공한증(恐韓症)이 '한국 축구 흠모'로 발전하고 있는 듯하다.


베이징 상사원들은 "중국인들은 자국보다 한수 아래라고 생각되는 나라에 대해서는 오만하지만 강한 자에게는 비굴한 모습을 보인다"고 말한다.
축구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한수 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나라에 대해서는 구애의 추파를 던지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는 얕잡아 보는 성향이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우리에게 무엇인가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 경쟁력은 자본일 수도 있고,기술일 수도 있다.


앞으로가 문제다.


중국경제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각 분야에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그 속도에 밀리면 우리는 중국에 설움을 당할 수도 있다.


중국 경찰의 한국외교관 폭행이 같은 맥락이다.


결국 어떻게 경쟁 우위를 지켜갈 지에 한·중 경제협력이 달려 있다. 자본은 이미 약발이 떨어졌다. 달러라면 중국이 더 많다.


그렇다면 기술밖에는 없다.


중국이 '세계공장'이라면 우리나라는 그 공장에서 생산될 제품의 기술을 개발하는 거대한 연구개발(R&D)센터로 만들면 된다.


한국인 특유의 창의성,단결과 질서 의식,해외 문화를 받아들여 새롭게 창출한 문화상품 등은 중국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분야다.


이런 것이 경제 사회적으로 어우러질 때 중국은 한국에 끊임없이 추파를 던지게 돼 있다.


그럴 때 한국은 중국이 결코 호락호락 볼 수 없는 흑진주가 될 수 있다.
중국의 '판쓰 운동'은 한·중 경제협력 관계를 어떻게 짜 나가야 할 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