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효과? .. 의회증언 놓고 美증시 '요동'

월요일인 15일(현지시간) 월가는 거의 지옥 문턱까지 갔다 왔다. 다우지수는 한 때 전일대비 4백39포인트(5.05%) 떨어졌으나 장끝 무렵 급반등하며 낙폭을 45포인트로 줄였다. 종가는 8,639.19.장중 한때 4.2% 폭락했던 나스닥지수도 장 마감 직전 플러스로 돌아섰다. 하지만 왜 떨어졌고 왜 올랐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분식회계 스캔들 확산과 예상보다 부진한 2분기 기업수익 발표 등으로 떨어졌다가 바닥권 심리 확산으로 올랐다"는 얘기로는 이날의 '롤러코스트 장세'를 설명하기에 역부족이다. 결국 등장하는 사람이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그가 16일로 예정된 의회증언에서 어떤 발언을 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이 왔다갔다 하면서 증시가 춤을 췄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오전 급락은 '그린스펀이 경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할 것'이란 소문 때문이었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후장 급반등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그린스펀 의장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할 것이기 때문에 올랐다는 주장과 "경제가 나빠질 것"이란 예상에서 주가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는 숏셀러들이 갑작스럽게 주식을 대거 매입한 결과란 상반된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월가 분석가들은 "이날 증시는 누군가 '불이야'하고 외치면 무조건 뒤도 보지 않고 달려가는 듯한 아주 불안한 장세였다"며 "증시가 어려울 때 그린스펀의 한마디가 얼마나 영향력 있는지를 뼈저리게 실감한 하루였다"고 지적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