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어디까지..] "연말까지 10%이상 추가하락"

달러는 앞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까. 2년5개월 만에 달러가치가 유로화보다 낮아진 16일 시장의 최대 관심은 '달러화의 앞날'이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난 5년간 지속돼온 '강한 달러'기조가 꺾였다"며 달러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경제의 회복세가 유럽연합(EU)과 일본보다 강하기 때문에 달러약세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회복 궤도에 오른 유로화=달러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내년초까지 계속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분식회계,경상적자 및 재정적자 확대,기업실적 개선 지연 등 달러약세 요인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달러가치가 올 연말 유로당 1.05달러,내년초에는 1.12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10% 가량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 달러는 유로와 엔화에 대해 각각 13% 및 12% 떨어졌다. 도이체방크의 마이클 로젠버그 수석외환분석가는 "미국의 증시불안으로 미 금융자산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며 연말 달러가치를 유로당 1.05달러로 잡았다. 골드만삭스증권의 짐 오닐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미 정부가 수출경쟁력 향상을 노려 달러약세를 방관하고 있다"며 달러가치가 내년초에는 유로당 1.12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지속되는 엔고 행진=전문가들은 유로화 강세와 함께 엔고 행진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주는 달러당 1백15엔선을 확인하는 시험기간일 뿐 달러가치가 조만간 1백10엔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볼 때 엔고에 제동을 걸 뾰족한 수단이 없다"며 "대세는 달러약세"라고 지적한다. 고쿠사이증권의 미즈노 가즈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통화당국은 자금이 대량으로 미국에서 이탈하지 않는 한 달러약세를 용인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BNP파리바증권의 고노 류타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정부와 은행이 지금까지 내놓은 엔고 억제책은 스피드를 죽이는 임시처방에 불과했을 뿐"이라며 "엔화를 무제한 내다 팔지 않는 한 엔고가 멈출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과 EU경제는 하반기 성장률이 1~2%대에 그치는 반면,미 경제는 3%선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연말께 달러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특히 미 정부는 올 11월 중간선거까지는 강한 달러 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을 의식해 달러회복책을 쓰지 않겠지만,선거후에는 시장개입 등의 달러회복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이정훈 기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