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비판보고서 쓰면 해고"..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하소연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한국에서 객관적 보고서를 쓰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삼성전자와 KT 등에 대해 부정적 보고서를 작성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사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전하고 "투자은행들이 잠재고객인 기업들과의 관계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어 보고서의 독립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 5월 서울 UBS워버그증권이 삼성전자에 대해 부정적 보고서를 냈다가 예정에 없던 휴가를 보내고 있는 조나단 더튼을 그 예로 든 뒤 "그는 이달 말 홍콩이나 도쿄로 근무지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문은 또 지난 4월에는 노무라인터내셔널 아시아 텔레콤리서치 공동책임자였던 길렘 톨로치가 KT를 혹평한 보고서를 낸 뒤 사임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경영자들이 부정적인 기업보고서를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위계질서의 전통을 갖고 있는 한국에서 비판적 보고서를 내기가 쉽지 않다"(마크 헤들리 매튜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신문은 "펀드매니저들도 투자보고서의 객관성이 결여될 경우 한국경제의 투명성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공시수준 등 한국증시의 전반적인 질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