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금리 소폭 하락, "박스권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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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이틀째 하락했다.
금리는 박스권에서 주가와 철저하게 연동됐다. 오전중 주가가 반도체값 상승 등을 재료로 강세를 보여 금리도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주가가 반락하자 금리도 하락 전환했다.
주식시장 이외의 재료는 채권 시장에서 거의 무시됐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내성을 기를 것을 요구했지만 채권 시장에서는 별다른 모멘텀이 되지 못했다.
이달 들어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25% 정도 증가했다는 소식도 채권 시장에는 주식시장을 통해 여과됐다. 통안채 입찰도 예상대로 무난하게 이뤄져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 금리, 박스권 등락 = 16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5.83%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는 전날과 같은 5.83% 수익률에 호가됐다. 수익률은 한때 5.90%까지 급등했으나 상승폭을 좁혔고 오후 들어서는 5.81%까지 내려갔다.
3년 만기 국고 2002-1호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5.81% 수익률에 장 막판 거래됐다. 역시 한때 5.88%까지 상승한 뒤 5.80%로 급락했다.
5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6.30%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은 0.01%포인트 상승한 5.76%를, 통안채 1년물은 0.01%포인트 하락한 5.40%를 기록했다.
회사채 금리 역시 소폭 하락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AA- 등급은 0.01%포인트 하락한 6.70%를, BBB- 등급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10.65%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금리스왑스프레드는 확대됐다. 국고 3년물 기준 금리스왑스프레드는 전날 마이너스 0.03%포인트에서 마이너스 0.04로, 국고 5년물 기준 금리스왑스프레드는 마이너스 0.05%포인트에서 마이너스 0.09%로 바뀌었다.
국채 선물은 등락 끝에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9월물은 6만211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105.24를 기록했다. 주가 강세로 하락출발한 뒤 104.98까지 내려갔지만 105.00선의 지지를 받아 되올라왔다. 상승 반전 후 한때 105.38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실시한 통안채 2년물 입찰에서 예정금액 2조원 전액이 금리 연 5.79%에 낙찰됐다. 이날 입찰에는 3조1,250억원이 응찰했다.
◆ 박스권 이탈 모멘텀 부족 =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16일 상원에서, 17일 하원에서 증언한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린스팬이 경제 회복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혀 최근 주가와 금리 하락세를 저지해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선물의 안효성 대리는 "그린스팬의 발언으로 미국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의 불안요인이 모두 해소되지 않아 상승세가 제한될 것"이라며 "더군다나 제헌절 휴무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에 파급 효과는 금리가 박스권을 상향 돌파할 정도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 16일 발표되는 6월중 산업생산이 다소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금리 움직임은 주가의 펀더멘털 반영 여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달러화 약세로 국제투자자금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등 미국 경제 불안이 장기적으로 한국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말을 했으나 단기적으로 국내와 미국의 금융시장의 차별화가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과 관련해 "중장기적인 시각을 받아들이기엔 단기적인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