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지만 작곡도 합니다" .. 서울 강남서 역삼2파출소 박준철 경사

각종 업무로 바쁜 가운데서도 한국연예협회 작곡가 분과위 정식 회원으로 활동중인 경찰관이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2파출소 박준철 경사(52)가 주인공으로 동료들 사이에는 '경찰 작곡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75년 경찰에 들어온 박 경사는 격무속에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접지 못하다 86년 경찰 악대에 지원,음악적 자질을 인정받아 합류한 뒤 99년까지 악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악대 재직 기간 새로 배운 금관악기 튜바로 각종 행사에서 연주 활동을 벌였고,자신의 꿈을 위한 작곡 습작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박 경사는 결국 불혹을 훨씬 넘어선 나이에 '내 곁에 있어줘요''이태원 블루스' 등 자신의 곡으로 한국연예협회 정식 회원에 등록되는 기쁨을 맛보았고 이 곡들로 98년 자신의 첫 옴니버스 음반을 내기도 했다. 경찰의 공식 캐릭터인 '포돌이 포순이 곡'도 직접 작사·작곡해 음반을 내 주변 동료 직원과 음악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99년 경찰의 공식 '포돌이 송' 공모전에서는 탈락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가 음악에 대한 열정을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 혼자서 동네 교회의 풍금을 익힌 데 이어 고교 시절엔 음악 교사의 도움으로 처음 피아노를 배우면서 가능했다. 박 경사는 "아직도 진정한 작곡가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작곡가로 거듭나고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불우한 이웃을 위해 정열을 다바친 음악으로써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