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이끌 인재 육성 ..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 설립 배경

삼성이 설립키로 한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은 국내 최대의 장학재단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해외에 유학하는 우수 인력을 집중 지원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이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은 "이 회장은 1993년부터 천재 한 명이 1만명을 먹여살린다며 우수인재 육성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지난 96년 장학재단을 만들려다 외환위기로 보류했던 것을 이번에 계열사 실적도 좋고 해서 다시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해외 유학생만을 지원 대상으로 삼은데 대해 "세계의 수재들과 경쟁하면서 선진국의 발전된 첨단과학이나 기술을 배워야 글로벌시대에 맞는 인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삼성은 물론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급되는 장학금에는 귀국 기한이나 삼성 근무 등의 조건이 붙지 않는다. 언젠가 귀국해 국가에 기여하기만 하면 된다는게 삼성의 공식 입장이다. 해외 유수업체에서 경험을 쌓다가 귀국하든지 귀국한 이후 국내 경쟁업체나 정부기관에 근무하든지 상관없다는 얘기다. 삼성은 일단 이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가 1천5백억원을 출연해 재단을 설립한 뒤 2005년까지 계열사들이 추가로 출연해 5천억원을 채울 계획이다. 이같은 기금 규모는 현재 국내 최대인 삼영화학 이종환 회장의 '관정 이종환 장학재단'(3천억원)을 웃돌게 된다. 이를 통해 2005년부터는 매년 기금운용 수입이 2백억원 이상 발생해 한 해에 3백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노인식 구조조정본부 인사팀장(전무)은 말했다. 재단은 내달중 설립되는 대로 장학생 공모 및 선발에 들어가 오는 9월중 1기 장학생을 확정한다. 내년부터는 해외대학 입학이 결정되는 매년 3∼4월에 대상자를 선발한다. 선발 대상은 이공계가 중심이지만 인문.사회 등의 분야도 포함된다. 특히 생명공학 등 미래전략산업 분야 전공자와 수학 및 과학 올림피아드 등 세계적인 각종 경시대회 입상자, 해당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이 검증된 우수 인재를 우선 지원한다. 매년 학부과정 25명, 석사과정 50명, 박사과정 25명을 각각 선발할 계획이다. 장학생 선발은 학업성적과 적성검사 면접 등으로 이뤄진다. 노 전무는 "글로벌 시대의 리더로서 성장할 가능성을 중시해 면접과정에서 외국어 능력과 리더로서의 자질, 품성을 면밀히 검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한 선발을 위해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5명 안팎의 장학제도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선발된 장학생은 해당 과정동안의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는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 기준으로 볼 때 1인당 연간 5만달러 수준의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삼성은 현재 삼성전자 삼성SDI 등 전자계열사에서 국내 석.박사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간 1백50여명의 장학생을 뽑아 지원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