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다우 98년 10월이후 최저수준

"다우 8000선"이 붕괴될 위험에 놓여있다. 1998년 10월이후 거의 4년만이다. 이같은 숫자가 말해주듯 월가 주변에는 악재투성이다. 때문에 지난주에는 "매수자들이 파업중"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검은 금요일"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했던 지난 19일의 뉴욕증시는 요즘 월가의 절망감을 그대로 반영했다. 다우지수는 4.6% 폭락한 8,019.26을 나타냈다. 이같은 낙폭은 지난해 9.11테러 이후 처음 증시가 열렸던 9월17일(7.1%)이후 최대이자 사상 7번째로 큰 것이다. 이에 따라 다우는 98년 10월 14일(7,968.78)이후 최저수준으로 돌아갔다. S&P500은 847.75로 900선이 무너지면서 97년 6월 수준으로 밀려났다. 지난 2주동안의 낙폭은 다우가 15%(1,360포인트),S&P500은 14%였다. 이는 87년10월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큰폭의 하락율이다. 올들어 지금까지 다우가 20%,나스닥이 35% 하락한 것도 기록적인 수치들이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근본적 이유는 기업실적 부진이다. 3분기부터는 기업들의 수익이 큰 폭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특히 미국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18일 "2분기 수익은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3분기부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을 발표,금요일 주가 대폭락의 기폭제가 되었다. 분식회계에 이어 계속 터져 나오는 기업범죄도 증시분위기를 냉각시켰다. 미국의 대표적 우량제약주인 존슨앤존슨이 천식치료제를 생산하는 푸에르트리코공장이 FDA(식품의약청)의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으로 하루동안 16% 폭락했고,법무부의 가격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다임러크라이슬러도 8.2% 급락했다. 존슨앤존슨이 하루에 16% 하락한 것은 지난 87년 10월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이다. 월가의 일부 전략가들은 "대형 분식회계스캔들에 기업들의 실적부진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빠른 속도로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각종 경제사건들도 연일 폭로되고 있는 등 "주식을 살 이유를 찾아볼수 없다"는게 이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경기 회복"을 보여주는 각종 경제지표들과 "더이상 떨어질 곳이 있겠느냐"는 바닥론이 이날 장 막판 투매심리를 다소 진정시켰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뉴욕증시의 거래량이 사상 최대인 26억주에 이른 것도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 지고있다. 따라서 금주는 "바닥론"과 각종 악재가 주가향배를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는 한주가 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주 뉴욕증시에는 이번주부터 S&P500지수 산정에 들어가는 UPS 프루덴셜파이낸스 골드만삭스 이베이 등 7개 종목이 강세를 보인 반면 500개종목에서 빠지는 로얄더치석유 유니레버 노르텔네트워크스등 7개종목은 폭락세를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S&P500은 7개 외국 기업을 빼고,500개 종목 모두 미국기업으로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