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뒷거래가 무성한 제약업계..MBC PD수첩 '의약분업 2년'

다국적 제약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약값 인하정책에 반발한 다국적 제약업체의 로비로 인해 경질됐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의약분업이 실시된 지 2년.의약계는 다국적 제약업체들의 상도덕을 무시한 로비와 국내 제약업체들의 리베이트 제공으로 물들어 있다. 건강보험재정 적자로 국민들은 부담만 늘었다. 의료 서비스는 향상되지 않았다. MBC는 23일 오후 11시5분 의약분업 실시 2년을 돌아보고 현재의 문제를 짚어보는 'PD수첩-진단,의약분업 2년'을 방송한다. 이번 프로는 의약분업 이후 제약계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진단하는 내용이다. 특히 다국적 기업의 로비가 치열한 제약업계를 분석한다. 최근 국회 상임위에서 한 의원이 미국 정부가 한국의 약가제도에 대해 1년간 6차례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 미국은 자국 제약회사들에 불리한 참조가격제 도입을 무산시키면서 "한국의 약가제도 변경이 심각한 무역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의약분업 이후 2년간 제약업계는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국내 제약업계 10대 기업에 올라 있는 8개 다국적 제약회사의 매출규모는 10∼40% 증가했다. 국내 제약 시장은 상위 20개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25%를 점유하고 있다. 의약분업 실시 전인 2000년에 비해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제품이 같은 성분의 국내제약사 제품보다 훨씬 비싸다는 데 있다. 의사들은 처방료가 많은 고가약 처방을 선호하고 있어 건강보험재정 적자는 늘어나고 국민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반면 살길이 막막한 국내 제약회사들은 의사들에게 회사 제품 사용을 조건으로 15∼30%의 약값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약품을 병원·약국에 납입할 때 현금을 제공하기도 한다. 국내 제약회사는 외국 제약회사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 프로는 의약분업 이후 더 비싸진 보험료 진료비 약값 등 제도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밝힌다. 의약분업 폐지를 둘러싼 의사와 정부간 줄다리기의 실체도 파헤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