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먹구름 드리운 인도경제
입력
수정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잘 나가던 인도경제가 파키스탄과의 국경분쟁으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미국과 영국이 자국 국민들에게 남아시아 여행을 자제시키면서 관광산업에 타격을 가한 것이 발단이 돼 다른 산업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구 동맹국들은 "핵무기를 보유한 인도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지역에서 갈등을 빚고 있어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조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 정부와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기업인들은 "양국의 수도인 뉴델리 및 이슬라마바드에서는 어떠한 위험요소도 찾아 볼 수 없다"며 수년간 증가추세에 있던 외국인 직접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 하고있다.
인도 산업협회의 한 여행 전문가도 "이번 조치로 외국인들은 계속 인도를 떠나고 있으며 (인도에 들어오는) 비자 발급까지 지연되고 있어 경제제재나 다름 없는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워싱턴과 런던 당국은 이같은 조치들이 정치적 이익 때문이란 일부의 비난을 일축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의 조치는 이 지역의 특정한 세력들에 압력을 넣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지난 수년동안 인도는 매력적인 투자처였다.
지난 3월로 끝난 2001 회계연도 중 외국인의 인도에 대한 직접투자 규모는 41억달러로 전 회계연도보다 66% 급증했다.
인도정부도 이에 부응,최근 6개월동안 정부소유의 국영기업체 지분을 지난 10여년동안 판 것보다 더 많이 매각하고 국유호텔과 국제전화회사도 민영화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여행경고 조치 이후 외국인 자금유입은 아예 메말라 버렸다.
인도 증권당국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1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인도의 대표적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카그니전트테크놀로지솔루션스는 여행경고 조치에 놀란 투자자들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대량 매도하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었다.
카그니전트의 주가는 미 국무부가 강경한 어조로 국민들에게 인도 여행을 삼갈 것을 발표한 지난달 5일 하룻동안 20% 이상 빠졌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인도 관광업계다.
원래 6∼7월은 날씨가 무덥고 습해 비수기인데다 이번 조치까지 겹쳐 호텔 여행사 등 관련업계는 울상이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외국인들은 예약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며 "만약 여행경고 조치가 해제되지 않는다면 오는 10∼11월 성수기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텔체인인 오베로이는 여행 경고조치 이후 매출액이 20∼25% 줄었다.
투숙률도 6월 평균인 55%보다 큰 폭으로 감소,30%를 밑돌고 있다.
실제로 최근 스페인의 한 기업은 1백만달러 규모의 비즈니스투어 계획을 취소했다.
이와 더불어 전쟁위험이 추가되어 여행 보험료 프리미엄도 오르고 있다.
인도 기업가들은 하루 빨리 안정을 되찾아 정치적 환경에 관계없이 사업에만 몰두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정리=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
--------------------------------------------------------------
◇이 글은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US,UK Travel Warnings Deal Blow to Indian Economy'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