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미국發 악재 시장여파 ..강남 집값 '나홀로 상승' 주춤

미국발 경제위기론이 불거지면서 강남권 일대 아파트값이 강보합 내지 보합세로 돌아서고 있다. 월드컵 이후 "학군 이주" 수요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지난주 후반부터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망은 두 갈래로 나눠지고 있다. 먼저 지속상승론을 펼치는 전문가들은 "학군 이주 수요가 현재 진행형이어서 잠깐 횡보하다 다시 상승세를 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신중론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경제 상황을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한만큼 횡보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횡보조짐 뚜렷=개포주공 고층은 지난주 후반부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23평형이 3억4천만∼5천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에이스공인 조병희 대표는 "지난 6월 3억1천만원대에서 바닥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지난주 후반부터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성 선경 미도 등 대치동 일대 아파트값도 월드컵 이후 2천만∼4천만원 정도 상승한 뒤 옆걸음질치고 있다. 서초구 일대 집값을 선도하는 반포저밀도지구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포3단지 16평형은 지난주부터 5억2천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송파구 일대 재건축대상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지난 13일 시공사를 선정한 가락시영의 경우 시공사 선정을 재료로 2천만∼3천만원 정도 오른 뒤 지금은 소폭의 조정을 보이고 있다. 2차 13평형이 2억8천만∼2억9천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강동구 둔촌주공도 월드컵 이후 3천만∼4천만원 정도 상승한 뒤 이번주부터 옆걸음을 하고 있다. 둔촌동 으뜸공인 김효원 대표는 "둔촌주공은 개포저층단지의 움직임을 뒤따라가는 패턴을 보인다"며 "개포저층단지 상승세의 영향을 받아 7월 둘째주부터 10일 정도 상승세를 타더니 이번주 들어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물부족 심화=최근 강남권 시장의 특징은 '매물부족과 매수세 취약'으로 요약된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우선 지난해 하반기나 올해 상반기에 비해 매물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수요자들도 급매물만 찾을 뿐 오르는 가격을 따라가면서 추격매수를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포동 에덴공인 김성일 대표는 "반포3단지의 경우 총가구수가 2천4백가구나 되는 데도 불구하고 매물을 찾기 어렵다"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남아 있어 매도자는 선뜻 매물을 내놓지 않는 반면 매수자는 오른 가격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미국발 금융불안은 호재와 악재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전망이 쉽지 않다. 저금리 정책 지속,내수부양책 유지 등은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미국 경제위기가 국내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면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상무는 "집값이 그동안 많이 오른 데다 미국발 악재도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워 강남권 집값이 계속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