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 공무원은 콘도예약업자? .. 청탁전화 폭주

'전화 노이로제에 걸릴까 걱정이네요.' 속초지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과 회사원들이 최근 '근무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가 방학에 들어간 데다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동해안의 대표적 피서지인 이곳의 콘도를 예약해 달라는 청탁 전화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설악권은 콘도미니엄 20여개가 몰려 있어 가족단위 피서객이 많은 곳. 그렇지만 이미 임자가 정해진 상태여서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지역의 회사원이나 공무원은 외지의 직장상사 동료 친인척 등으로부터 '닥달'을 당하고 있다. 많게는 10여건의 방 청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공무원 최모씨(34)는 "올해도 벌써 5건의 예약 청탁을 받았다"며 "여름철 아는 이로부터 전화가 오면 예약 부탁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회사원 박모씨(40)는 "동해안 피서지 근무 직원들은 피서철 직장상사의 방 예약을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로 능력을 평가받을 정도"라며 "타지역으로 전근가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