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産 굴삭기 中시장 장악..현대重.대우기계 올 4천여대 팔아 43%점유

국산 굴삭기가 중국 대륙을 빠른 속도로 장악해가고 있다. 25일 중국 공정기기협회가 발표한 올 상반기 중국 내 굴삭기 판매 현황에 따르면 전체 판매대수 9천6백50대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2천1백22대,대우종합기계가 2천90대를 팔아 국산 굴삭기가 전체시장의 43.6%를 차지했다. 히타치와 고마츠가 각각 1천8백75대와 1천7백45대를 판매해 뒤를 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총 1만85대의 판매분 가운데 대우와 현대가 각각 21.55%,19.5%를 차지했었다. 국내 중공업 기기 분야를 통틀어 단일 품목이 해외시장에서 5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대우종합기계와 현대중공업 두 기업간의 불꽃튀는 1위 쟁탈전도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994년 옌타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대우종합기계는 외환위기로 모기업이 흔들리면서 폐쇄 일보직전까지 몰리기도 했으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2000년엔 일본의 히타치를 제치고 업계 1위로 부상했다. 채규전 대우종합기계 옌타이 법인장은 "중국 전역에 걸쳐 11개 지사 및 85개 판매상을 통해 조직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실시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보다 1년 늦은 1995년 쑤저우에 현지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일본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이코노미형 모델을 내세워 공장이 위치한 장쑤성을 중심으로 상하이 등 주변도시를 공략했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대우종합기계를 맹추격해 올 상반기 드디어 1위 고지를 점령했다. 현대중공업 쑤저우법인 관계자는 "굴삭기 1대를 판매하면 2만∼6만위안을 판매책임자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 정책과 굴삭기 구매자가 금액의 30%만 내고 2년 동안 나머지를 갚도록 하는 할부금융을 실시한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부어 서부대개발 공사를 펼치고 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각종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하고 있어 중국 굴삭기 시장은 앞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판매대수인 9천6백50대는 지난해 연간실적인 1만85대에 근접한 것이다. 올해 전체 시장규모는 2만대 정도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옌타이=김미리.쑤저우=김형호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