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종금 꺾기증자' 위해 빌린돈 '100억 안 갚아도 된다'

나라종금의 2천억원대 편법 증자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회사에서 '꺾기 증자' 용도로 대출받은 돈은 갚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재판장 손태호 부장판사)는 28일 나라종금에서 1백억원을 대출받아 나라종금 증자대금 납입과 후순위채 매입에 썼던 기흥관광개발이 나라종금 파산관재인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난 98년 퇴출 위기에 몰린 나라종금이 기흥측에 1백억원을 빌려주면서 '나라종금 증자와 후순위채 매입 대금으로 쓰라'고 요청했으며 기흥측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2년 뒤 주식과 후순위채를 되사주기로 약정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