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관망' 바람직 .. 바닥이다.아니다 '설왕설래'

지수 700선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8월 첫거래일인 1일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0.19포인트 하락하며 707.80에 마감했다. 장중한때 702.44까지 하락하며 700선 붕괴직전까지 밀렸으나 장막판 개인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힘겹게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 증시가 이번에도 700선을 딛고 상승의 날개짓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안전벨트"를 풀 때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선 급반등후 미국증시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음에도 불구,국내증시의 체력을 감안할 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투신이 운용하는 펀드도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대부분 펀드들이 지수 800이상에서 주식을 사들여 한도비율을 맞춰놓은 상태여서 추가하락시 환매요구와 함께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할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바닥에서 주식을 사려고 나서기보다는 외국인의 현·선물 매매패턴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접근하는 투자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시장의 체력저하=지난달 30일과 31일 미국 증시는 소비자신뢰지수와 GDP성장률 등 예상을 밑도는 경제지표 발표에도 불구,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국내증시는 이렇다할 반등시도 없이 이틀 연속 하락하며 700선 언저리로 주저앉았다. 그동안 미국시장 급락에 상관없이 전약후강의 강세를 보였던 7월과는 달라진 흐름이다.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방증인 셈이다.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 사장은 "지난달 24일 미국시장이 급반등한 다음날 종합지수는 750선 돌파에 실패했다"며 "갈 자리에서 못간 걸로 봐선 투자자들이 추가상승을 기대하기보단 반등을 이용해 차익을 노리는 단기매매에 치중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을 이끌 주도세력이 없는 게 시장체력 약화의 주된 원인이다. 기관은 지난달 중순 이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운용하는 펀드내 주식편입비율을 꽉 채운 상태에서 신규자금이 없인 신규 주식매수가 힘든 상황이다. 최근 유일한 매수세력인 개인들만으론 시장을 상승으로 돌려세우긴 힘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히려 지난달 13일 이후 1조원 가까이를 저가매수한 개인들로선 700선이 붕괴되면 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시장참여도 기대하기 어렵다. 매도공세를 늦추는가 싶더니 다시 주식현물은 물론 선물을 내다팔고 있다. 황정현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선물과 옵션의 매매패턴을 볼 때 당분간 하락 포지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700선은 안전한가=전문가들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날 700선 근처에서 반등한 건 긍정적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철순 우리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는 데도 700선 가까이 밀린 것은 좋지 않은 모습"이라며 "미국시장이 다시 밀린다면 650선까지도 추가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수 700선은 심리적 지지선인 만큼 미국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 사장은 "투신권 펀드가 현재 주식을 최대한도까지 채우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700선이 붕괴된다면 환매요구에 따른 로스컷 물량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그러나 "한번 투매가 나와 시장이 하락하더라도 650선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을 관망할 것"을 주문했다. 황정현 선임연구원은 "만기일을 앞두고 여전히 외국인이 시장상승을 허용하지 않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시장이 다시 출렁인다면 오는 8일 만기일 이전에 700선이 붕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