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종합] 사흘째 상승, "1,210원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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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전방위로 작용하는 상승 요인을 품고 1,200원대에 도달했다. 사흘째 상승랠리를 이으며 반등 추세가 뚜렷함을 입증했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매도공세를 퍼부으며 환율 상승을 유도했다. 역송금수요, 역외매수 등 수급상 수요우위가 뚜렷한 데다 달러/엔 상승 등 대내외적으로 상승 여건이 충만했다.
그나마 업체들과 역외세력이 1,210원대에서 네고물량이나 차익실현에 나서 오름폭을 제한했다. 이날 업체들의 네고물량이 꽤 많이 나왔으나 매수세력이 이를 대부분 소화하면서 환율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부터 최소거래단위의 상향으로 거래가 많지 않아 환율 변동성도 컸다. 8월 들어 하루 10원 이상의 변동성이 큰 장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달러/엔이 밤새 저항선으로 지목받고 있는 120.40엔 상향 돌파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요일 환율은 1,210원대 진입이 어렵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며 단기적으로 1,220∼1,230원까지 고점 확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1.20원 오른 1,209.2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6월 25일 1,213.70원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사흘동안 26.40원이 올랐다.
장중 고점은 1,213.00원으로 지난 6월 25일 장중 1,214.30원까지 올라선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저점은 1,202.50원을 기록했다. 하루 환율변동폭은 10.50원에 달해 8월 들어 나흘째 장중 10원 이상 이동하는 장세를 보이고 있다.
◆ 고점 확인 시도 = 시장 모멘텀이 8월 들어 상승 쪽으로 돌변했다. 일방적인 공급우위에 기울어졌던 수급상황은 외국인 주식순매도의 급증으로 수요 쪽으로 방향을 바꿨고 달러 약세도 강세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고점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3개월 이상 지속된 하락 추세가 일단 단기 저점을 확인한 뒤 반등을 거치는 과정으로 읽고 있는 셈. 최근 랠리를 통해 언급되고 있는 레벨은 1,220∼1,230원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순매도, 역외매수, 달러 강세 등 모멘텀이 변했다"며 "외국인 순매도가 계속 돼 쉽게 빠질 것 같지도 않고 당분간 고점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물량을 대 줄만한 곳이 없는 상태며 모멘텀상 매수쪽으로 확실히 돌아선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1,220원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내일 달러/엔이 관건인데 120.40엔 돌파여부가 관건이며 1,210원대는 무난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업체 물량이 엄청 나왔는데도 물량을 소화하고 상승했다"며 "시중은행은 달러매수(롱)상태일 테고 달러/엔이 단기적으로 122엔까지 간다는 얘기가 있으니까 이번 랠리는 1,220∼1,230원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외국인들이 주가 700선이 깨지니까 환율을 감안한 자본헤지에 나서 순매도에 적극적"이라며 "이전과 달리 순매도분이 바로 환전돼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관건은 달러/엔이지만 순간적인 수급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면서 1,205∼1,220원까지 넓게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외국인 순매도 압박 =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공세가 닷새째 이어졌다. 특히 거래소에서 사상 최대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대기수요에 의한 달러매수(롱)심리가 강화됐다. 닷새동안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8,591억원에 달했다.
이날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3,76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 지난 95년 투자자분류 이후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앞선 기록은 지난 99년 8월 23일 3,726억원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이 214억원을 순매도, 사흘간 모두 580억원 가량 매도세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상대적으로 장중 지표로서 역할이 크지 않았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증시 하락과 거듭된 경제지표 부진에도 불구, 오름세를 보였으며 이날도 120엔대 등정을 거듭 시도했다.
달러/엔은 이날 개장초 119.46엔까지 떨어졌으나 닛케이지수가 연 저점에 접근하고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경우 세계경제가 받을 타격에 대한 우려가 상승세를 유도했다.
달러/엔은 도쿄에서 120엔대에 포진한 일본 수출업체 매물로 추가 상승에 제한을 받았으나 런던장에서 급등, 오후 5시 2분 현재 120.53엔을 기록중이다.
장중 원화 약세의 급진전으로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10원대로 올라서기도 했으나 차츰 되밀려 같은 시각 1,002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5.00원 높은 1,203.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저점인 1,202.50원으로 내려선 뒤 오름폭을 확대, 9시 56분경 1,211.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매물 공급으로 추가 상승이 제한된 환율은 10시 48분경 1,206.00원까지 조정된 뒤 매수세 재강화로 1,210원선을 재차 등정했다.
그러나 환율은 1,210원대 대기매물로 11시 41분경 1,205.80원까지 흘렀다가 53분경 1,209.00원까지 반등하는 등 걷잡을 수 없는 등락 끝에 1,208.7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1.80원 높은 1,210.5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고점경신에 나서 1시 34분경 고점인 1,213.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환율은 소폭 반락, 한동안 1,209∼1,211원에서 등락하다가 업체 네고 등으로 3시 34분경 1,206.60원까지 추가 하향했다. 그러나 달러/엔이 120엔대로 재상승, 3시 51분경 1,210원까지 오른 뒤 매물벽에 막혀 1,207∼1,209원을 오갔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3억1,6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6,1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5,600만달러, 1억8,870만달러가 거래됐다. 7일 기준환율은 1,208.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