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박자 안맞는 공자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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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열린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두 가지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첫째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은행을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은행을 선정할 것인지 여부.
두번째 관심사는 강금식 민간위원장의 사퇴의사 표명 이후 공전되고 있던 공자위가 모처럼만에 현안에 대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지였다.
이날 회의는 그러나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지 못했다.
하나은행이 론스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고,공자위 매각심사소위가 하나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자위는 '다음 주에 결정한다'고 미루고 말았다.
이날 회의는 기대했던 것만큼 생산적이지 못했다.
매각심사소위가 하나은행의 제안내용에 대한 평가결과를 설명하자 한 위원이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가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고,대기 중이던 관계자가 답변하자 "자료가 더 필요하다"며 새로운 자료를 요구했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어윤대 매각소위원장이 "세부사항은 매각소위에서 검토한 것이니 그 부분은 믿고 맡겨달라"고 말했으나 일부 위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회의가 끝난 다음날인 7일 오전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공자위 정부측 위원장)은 공자위 회의가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당에서 추천한 사람들이란…"이라며 한탄조로 말했다.
청와대 국회 정당의 추천을 받아 선임되는 공자위원들 중 일부를 겨냥한 얘기다.
공자위는 정부와 민간인이 함께 참여하는 위원회 조직이다.
권한은 있지만 이를 행사할 하부조직이 없고,책임은 있지만 어느 선까지 책임져야 할지가 분명하지 않은 어정쩡한 기구다.
전 부총리의 지적은 어찌보면 민관합동 위원회 조직의 한계를 드러낸 말이기도 하다.
많은 공자위원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하나은행이 여러가지 면에서 분명히 좋은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자위가 이날 아무런 결론을 내지 않았다면 그것은 '책임방기'에 불과하다.
정부가 책임을 회피할 구멍을 만들기 위해 각종 위원회들을 만들었다면 이번 기회에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승윤 경제부 정책팀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