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끊기고 가격은 강보합..'직격탄'맞은 강남권 시장반응.전망

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대책이 발표되자 직격탄을 맞은 강남지역 아파트시장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공백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사자 문의는 실종되고 팔려는 사람들도 추이를 지켜보자며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가 사실상 끊긴 상태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단기적으로는 가수요가 심했던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장이 위축되겠지만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업소에 매물을 내놓은 사람들도 서둘러 팔 필요가 없다며 호가를 낮추지 않아 아파트가격도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남권은 관망세=7월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중개업소들은 주택보유자들이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대치동 현대공인 이영재 실장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급매물은 물론 일반 매물도 구경하기 힘들다"며 "세무조사마저 시작되면 매물이 아예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근 대청공인 김영목 대표도 "지난 3월 세무조사때 불안해서 집을 급하게 팔았던 이들이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며 "이것을 본 집주인들이 느긋하게 세무조사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개포동 에이스공인 조병희 대표는 "대출을 많이 일으켜 집을 산 사람들도 금리가 낮아 장기보유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초구 송파구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초구 반포동 에덴공인 김성일 대표는 "아직도 매수세가 매도세보다 우세하다"고 말했다. 송파구 신천동 우선공인 오동기 대표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물건이 귀하고 가격도 강보합세"라면서 "투자자들이 거의 동요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수도권 분양시장 긴장=최근 투기판 양상을 보이고 있는 남양주 김포 용인 일대의 중개업소들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구리시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남양주 시장이 이상과열 현상을 빚는 바람에 매매로 톡톡히 재미를 봤는데 이제는 힘들게 됐다"고 걱정했다. 경기도 남양주 분양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구리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들어 분양권전문투자자들과 떴다방들이 수도권으로 대거 몰리면서 남양주 등 일부 수도권 분양시장이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면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일선 중개업소들은 대부분 세무조사가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투기적인 가수요를 걷어내는 효과는 있겠지만 실수요자들의 강남행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그 원인으로 학습효과를 지목하고 있다. 지난 3월 국세청의 세무조사때 집을 팔았던 사람들만 손해를 봤다는 것을 강남의 주택소유자들은 잘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번에도 강남 주거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대책은 빠져 단기적인 약발만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치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투자자들 중에는 주택수급 경기 금리는 물론 세계경제 동향까지 꿰뚫고 있는 사람이 많다"며 "이들은 세무조사 같은 대증 요법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실수요자들은 추이를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조성근·송종현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