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한 젊은이에 희망의 불씨 지폈으면"..이종규 <부산롯데호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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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시작해도 꿈을 가지고 성실히 일하면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습니다.환경을 탓하지 말고 계획을 철저히 세워 얼마만큼 스스로 용기를 가지고 땀을 흘리느냐에 인생의 성공이 달려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의 말단사원으로 롯데제과에 입사,노력 하나로 롯데그룹 부산롯데호텔 사장에까지 오른 이종규 씨(58).
그는 최근 이같은 성공노력의 과정을 담은 '인생에 공짜는 없다-고졸학력으로 상장회사 CEO에 오르기까지'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펴냈다.
이 사장은 "나의 어린시절보다 세상이 엄청나게 달라지고 삶의 질과 여건이 수백배 나아졌다해도 여전히 불우한 환경속에 고통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다"며 "그들에게 나의 어려웠던 지난날의 얘기를 들려줌으로써 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성공은 어린시절의 가난 극복과정과 맥을 같이 한다.
그는 경남 창녕에서 6남매중 넷째 아들로 태어나 홀어머니 밑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농사를 짓기로 한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마친 뒤 각각 1년씩을 쉬었다.
더이상 공부하고 싶은 욕망을 이기지 못해 호미자루를 내던지고 마산상고를 찾아가 입학원서를 낸 일 등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청소년시절을 보냈다고 이 사장은 회고했다.
고교시절 자취방은 다리를 뻗고 잘 수 없을 정도로 작은데다 겨울에는 물이 얼 정도로 추웠지만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학비를 마련했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꿈을 가질 수 있었던 '궁전보다 더 좋은 자취방'이었다고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군시절을 보낸 뒤 1968년 6월 롯데제과에 입사,1만3천4백원짜리 월급쟁이로 출발해 한결같이 원칙을 지키며 직장생활을 했고 롯데제과 이사,롯데캐논 영업본부장,롯데삼강 대표를 거쳐 부산롯데호텔 대표로 억대 연봉의 CEO가 된 지금까지 34년 동안 줄곧 '롯데맨'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다.
고졸임에도 대표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기본에 충실하고 원칙을 지키며 작은 것의 실천을 남보다 중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사장이 불우한 환경에 있는 이들,특히 청소년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의외로 간단하고 담담하다.
"매사에 솔선수범하고 자신의 행동이 투명해야 합니다.벌거벗은 상태로 자신을 완전히 노출시키고 모든 사람들의 감시와 감독을 받더라도 한점의 부끄러움이 없는 자세를 견지해야만 개인의 행복을 구할 수 있고 경영자가 되면 강한 기업,강한 한국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