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리포트] '오브제' .. 내실 탄탄하지만 주가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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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10시.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자리잡은 오브제 본사 건물의 지하 디자인실.강진영 사장과 디자이너들이 수북히 쌓인 천조각과 마네킹 사이에서 씨름 중이다.
여름 휴가철의 주말 저녁 풍경치곤 이례적이다.
강 사장의 답변은 간단하다.
그는 "오브제는 월드컵 때도 매출에 별로 타격을 입지 않았다"며 "특히 7월 이후엔 일감이 밀려 야근하는 날이 많다"고 말한다.
실적을 따져보니 강 사장의 말이 허풍이 아님을 금방 알 수 있다.
오브제는 상반기 중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27.4% 증가한 1백46억원,경상이익은 34.7% 늘어난 32억원을 기록했다.
강 사장은 "20,30대 초·중반의 전문직 여성들을 주고객층으로 삼은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재고자산 처분의 영향으로 매출 원가가 늘어나는 바람에 매출총이익률이 감소했다"며 "이익률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브제는 지난 6월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새내기주'.그러나 패션업계에선 명성이 꽤 높다.
지난 94년 서울 신사동에 처음 매장을 낸 이 회사는 중·고가 브랜드 전문업체.이 회사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97년 외환위기 이후 오히려 괄목할 만한 성장세와 탄탄한 재무구조를 뽐내왔다.
내실경영을 추진한 결과다.
강 사장은 "공모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차입금 의존도가 0%이며 현재 부채비율도 25%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가는 형편없이 저평가돼 있다는 게 회사측의 주장이다.
올해 예상 실적 대비 PER(주가수익비율)가 3배 정도로 동종업계의 5∼6배에 비해 낮다는 것.오브제는 본질가치에 비해 공모가(1만7백원)가 44%나 할인됐는 데도 등록한 지 8일 만에 시장조성에 들어간 아픔을 겪었다.
현재 이 회사 주가는 공모가 대비 30% 이상 떨어진 7천원(액면가 1천원)대에 머물고 있다.
강 사장은 "주가부양을 위해 최근 1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의했다"며 "국내 패션업체도 얼마든지 세계적인 브랜드메이커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오브제는 지난해 국내 업계 최초로 세계 패션의 중심인 뉴욕 맨해튼에 진출,쇼핑천국인 소호에 '와이앤케이(Y&Kei)'라는 브랜드 매장을 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