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 혹은 비중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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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경계감이 교차하고 있다.
종합지수 700선 회복 시도가 이어진 가운데 불안한 투자심리의 단면을 반영하듯 경계매물로 전강후약 흐름이 나타났다.
외국인은 보수적인 시장참여로 일관하며 국내 시장의 지수 상단 흐름을 제한하고 있다. 증시 자금유입 부진 등에 따른 돈 가뭄으로 프로그램 매수 운용마저 보수화 성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정책 변경 가능성과 회계불신 해소 움직임 등이 시장의 하방경직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추세적 반등 요인으로는 함량 부족이다. 미국 경기의 이중침체 우려가 당분간 해소되기 힘들어 상승세도 완만한 흐름으로 이끌고 있다.
7월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의 악화가 예상보다 덜하고 미국 증시의 안정이 추가 확인될 경우 국내시장의 상승세 연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 강한 추세전환 신호가 나타나기 전에는 등락을 이용해 일정부분 물량 줄이기와 관망이라는 대응 정도가 가능한 상황이다.
◆ 실망스런 프로그램 매수세 =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둔화되면서 단기 수급의 시선은 프로그램 매수세에 쏠려있다. 3,000억원을 밑도는 연중최저치의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현황은 상황변화에 따라 언제라도 지수관련주의 급상승을 유도할 것이라는 기대를 조성해왔다.
그러나 선물 9월물 베이시스의 플러스 전환이 번번히 저지되면서 막상 프로그램 매수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12일에는 장중 500억원 수준이 프로그램 순매수의 최고치였고 장중 순매도로 전환되기도 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선물 베이시스가 0.2~0.3 정도의 플러스를 기록할 경우 상당량의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더라도 수급부담으로 되돌아 오기 때문에 미국시장의 안정과 경기회복 등 펀더멘털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을 경우 큰 기대를 걸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의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선물 시장 베이시스의 플러스가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 차익 매수 배팅을 하기 힘든 형편”이라며 “종합지수 700선 아래위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리스크를 걸려는 시장참여자가 적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볼 때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올 만 한 베이시스는 플러스 0.3 정도이나 최근 움직임을 볼 때 0.2에서도 들어올 만한 분위기”라며 “일단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연구위원은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최고치의 1/4수준으로 급감해 있지만 그렇다고 막연히 매수세가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프로그램 매매는 기관 자금의 일정부분에서 바스켓 매매한다는 점에서 최근 기관으로의 증시 자금유입이 부진한 것이 프로그램 매수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700전후 박스권 유지 =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700선은 최근 급락과 함께 무너진 이후 반등을 가로막은 저항선으로 자리잡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700선을 사이에 두고 전저점인 660선과 20일선인 720선 사이의 박스권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의 반등이 가격논리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700선 이하에서는 지수관련주를 중심으로 강한 하방 경직성이 기대되고 있지만 700선을 강하게 돌파할 중기추세 모멘텀도 역시 찾기 힘들다.
경기 불투명 악재가 상당부분 노출됐다는 점에서 급등락보다는 700선 부근에서 안정적 흐름을 전망하는 시각이 많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분석팀장은 "환율이 박스권에서 탐색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 시장의 극단적 하락 국면 탈피 기대가 강하다”며 “종합지수는 20일선인 720선을 넘을 경우 매물대 하단인 750선까지의 추가상승도 탐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책임연구원은 “700선을 넘기위한 반등시도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며 “기본적으로 기술적 반등세의 연장선상이며 700선을 크게 벗어나진 않는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엔/원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일본에서 달러로 자금을 조달해 한국시장에 투자한 외국인은 그냥 들고만 있어도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외인 매도세 감소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연구위원은 “미국시장의 연속 상승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만만치 않을 것이며 이 영향으로 일본 증시도 2.5% 이상 내렸다”며 “앞으로 부정적인 요인이 더 많아 670선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