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워버그·메릴린치, 자료사전유출 등 강력 제재"- 금감원
입력
수정
UBS워버그증권과 메릴린치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의 일그러진 영업 행태가 적발돼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이들 증권사는 삼성전자 등 자체 분석조사자료를 사전에 자체 고객 등에게 메신저 등을 통해 은밀히 제공하고 외국인의 주문내용과 체결 등 고객주문정보도 유출해왔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이 두 증권사의 서울지점에 대해 증권거래법시행령과 증권업감독규정에 의거해 기관과 임직원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UBS워버그증권 서울지점은 영업정지 직전 단계인 문책기관경고를,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은 이보다 한단계 낮은 주의적 기관경고를 받게 됐다. 이와함께 외국인 직원이 포함된 워버그증권 15명과 메릴린치증권 6명의 임직원이 정직, 감봉, 견책 등의 제재를 받는다.
이같은 기관 조치 및 개인 감봉이상의 조치는 금감원이 설립된 지난 99년 1월 이후 처음.
금감원은 향후 외국계 증권사 9개를 포함한 23 증권사에 대해 증권사 조사자료 사전유출 등 탈법 행위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UBS워버그증권은 지난 1~5월 삼성전자 등 총 11건의 조사분석자료의 주요 내용을 회사의 공식 승인시각을 기준으로 길게는 6일, 짧게는 1시간 전에 지점 및 계열사의 영업직원 및 고객에게 제공했다는 것.
UBS워버그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 1월 22일부터 4월 22일까지 ‘강력매수’ 의견에 목표가를 58만원까지 높여오다 지난 5월 19일에 갑자기 ‘보유’의견으로 두단계 강등하고 목표가도 42만원으로 대폭 하향해 삼성전자 주가 폭락을 유도한 바 있다.
당시 이 증권사는 이러한 자료를 발표한 지난 5월 10일 이전인 5월 7일에 D램 가격 전망치를 48시간 이내에 하향조정할 것이라는 이메일을 139명의 국내외 영업직원 및 애널리스트에게 보냈다. 또 다음날인 8일과 9일에도 삼성전자의 목표가격 조정과 투자의견 하향 예정 사실을 이메일을 통해 영업직원과 애널리스트에게 알렸다.
UBS워버그증권 또 외국인 고객 등의 주문정보를 지난 200년 3월15일~2002년 5월 20일 전화와 메신저 등을 통해 36개 외국인 고객 및 21개 국내고객에게 유출했다. 또 UBS AG은행 홍콩지점 직원과 호주 등 13개국의 외국인 고객 등에게 자체 전산망 접속을 통해 고객주문정보를 노출했다는 것.
한편 메릴린치증권의 서울지점은 지난 1월 7일과 3월 26일에 각각 LG전자 등 2개사에 대한 조사분석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회사의 공식승인 시각을 기준으로 각각 34시간 및 10시간 전에 특정고객에게 제공한 사실이 발각됐다.
메릴린치증권은 또 외국인 고객 등 주문내용을 주문 집행전에 45개 기관투자자의 펀드메니저 등 제 3자에게 지난 200년 6월 15일~ 2002년 4월 19일 유출했다는 것.
이밖에 두 증권사의 직원이 위법하게 자기계산으로 유가증권을 매매한 사실도 적발됐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