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제1주제 : '정근모 호서대총장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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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탄생엔 박정희 전 대통령 말고 빼놓을 수 없는 또 한사람이 있다.
바로 설립 산파적인 정근모 호서대 총장(전 과학기술부 장관)이다.
13일 충남 아산 호서대 총장실에서 정 총장을 만나 KAIST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KAIST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KAIST가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혁신성과 미래지향성이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과거의 모델에 안주했다.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설립 당시 KAIST의 목표는 '한국산업에 맞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렇다.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닌 산업과 연계된 특수기관을 생각했기 때문에 설립에 필요한 예산부터 교육예산이 아닌 경제개발 특별예산에서 조달했다.
이같은 목표는 기대이상으로 잘 달성돼 왔다."
-KAIST의 지난 30년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설립당시 기존 고등교육기관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크게 자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980년대 후반기부터 실제로 이같은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KAIST는 일반 이공계 대학(원)의 교육과 연구수준을 현대화시킨 공로가 있다고 평가한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설립당시의 사명을 다했으니 문을 닫든지, 과학기술 중심의 종합대학교로 재출범(Institute에서 University)하든지 방향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나아가야 한다."
-과학고 과기대 KAIST로 연결되는 인재 양성고리에 대해서.
"과학고와 과기대 졸업생들은 뛰어난 인재다.
하지만 이들을 이미 정해진 코스로만 달리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제는 여러 분야가 힘을 모으는 퓨전시대다.
KAIST가 종합대학교로 가야 한다는 것도 이것과 궤를 같이 한다."
-KAIST를 리모델링할 수 있는 방안은.
"우선 글로벌화 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이 사회에 왜 한국인만 참여시키나.
전세계 학계 업계 등에서 필요한 사람을 끌어모아 이 사회를 키워야 한다.
원장도 한국인이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또 홍릉과 대덕에 이어 해외에도 캠퍼스를 열 수 있다.
두번째로 KAIST의 취약한 부분을 빨리 보완해야 한다.
우선 의료.생명과학분야를 강화해야 한다.
KAIST가 실험의료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 세계 일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덕연구단지와의 연계강화를 서둘러야 한다.
사실 대덕연구단지와 KAIST가 협력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