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제리더들] 기업미래 '中國경영'에 달렸다

'중국에 미래를 건다.' 무서운 속도로 변하는 나라 중국이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계 TV 시장의 36%, 에어컨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세계의 공장'이면서 2억5천만명의 중산층을 갖고 있는 소비대국이기도 하다. 중국은 세계의 생산기지로서, 거대한 소비시장으로서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1세기 기업경영의 키워드는 '중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기업들은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아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든다는 전략 아래 대륙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 LG SK 현대.기아차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은 글로벌 전략의 큰 구도 아래 중국 관련 사업 비중을 높이고 중국 시장을 누비고 다닐 핵심 인재를 육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92년부터 생산법인이 진출하기 시작해 10년이 흐른 지금은 판매법인을 제외한 생산법인만 21개를 거느리고 있다. 인력도 현지인 3만5천여명과 주재원 2백50여명이 뛰고 있다. 삼성은 특히 이건희 회장이 '중국 대응 전략과 삼성의 생존전략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로 중국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사업 전략도 기존의 생산기지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첨단 전자제품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삼성은 지난 10년동안 중국에 18억달러를 투자했다. 전체 국내기업 투자금액의 50%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은 지난해 중국서 3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30% 증가한 47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LG도 구본무 회장이 지난 95년 취임 이후 매년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중국 내에 22개 생산법인을 포함해 모두 34개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LG는 '친화와 공유' 전략으로 중국시장을 점령해 가고 있다. LG는 톈진과 같은 대도시 주변이나 해안은 물론 내륙지방 깊숙이까지 이미 진출했다. 업종도 전자뿐만 아니라 합성수지(PVC) 등 석유화학 분야에 대단위 투자를 하고 있다. LG는 앞으로 현지 생산품의 해외수출 확대 고급인력 및 관리직 현지 채용인 비중 증대 현지 부품산업 육성 및 국산화율 80% 이상 달성 등을 통해 '현지화 경영'을 실현할 방침이다. 또 중국 현지에서 제품개발부터 생산 마케팅 연구.개발 인사에 이르기까지 완결된 사업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SK는 '중국 속의 SK' '중국기업 SK'라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다른 기업의 중국 본사가 기획 및 조사 기능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SK는 지주회사를 비롯 기업의 모든 기능을 중국내에서 완결지을 수 있는 시스템을 세운다는 구상이다. 특히 정보통신.생명과학.도로 및 자동차 관련 사업 등 3대 사업을 축으로 삼아 그룹차원의 신규 사업과 각 계열사별 독자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승부를 걸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3대 전략사업에 3억위안을 투자, 2003년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후 2004년부터 모든 사업 부문의 흑자를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SK는 1차 성장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2006년 37억위안, 2011년 1백40억위안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자동차 관련 주력 3사인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선봉장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올해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제휴한 현대차의 경우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오는 2005년까지 20만대 규모의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기아차는 올해말 승용차 생산을 시작으로 2004년까지 30만대의 자동차를 중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상하이에 부품물류기지 부지를 확보한 현대모비스도 현대.기아차의 중국 진출에 발맞춰 중국 현지에 모듈 및 부품제조 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포스코는 현지와 상호 윈윈(Win-Win)하는 것을 중국 전략의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투자이익을 현지에 재투자하고 중국인 고용을 확대하는 등 철저한 현지 기업화 전략을 구사키로 했다. 또 내년까지 중국내 합작법인에 1억5천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중국의 철강업 발전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우석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중국이 국내 기업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이 상존한다"며 "중국시장을 잡기 위해선 인내와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진출 방향을 정립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