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순이익 상반기 사상최대> 수익성 위주 '실속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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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은 올 상반기 풍성한 실적 기록을 쏟아냈다.
반기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음은 물론 18개 전업종이 사상 처음으로 동반 흑자를 기록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인 11개 그룹(공기업 제외)은 첫 동반 흑자와 함께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늘어난 흑자를 냈다.
미국경제의 회복 지연과 환율 하락 등 외부 경영여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분기 순이익이 1분기에 비해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올 하반기 실적에 대해서는 낙관할 수 없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이후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된 탓"이라며 "미국 증시 흐름과 함께 3분기 기업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익성 개선.재무구조 건전화
12월 결산 상장사들은 수익성 호전과 함께 재무구조도 안정되는 '내실 경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5백10개사의 매출액은 2백37조7천4백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36%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0조5천1백30억원으로 10.69%나 늘어났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도 평균 8.10%를 기록,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0.73%포인트 증가했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이처럼 좋아진 데는 △지속적인 구조조정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 정착 △1분기중 반도체가격 회복 △내수시장 호조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사의 재무구조도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등 외부조달자금이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중 총부채는 전년 동기보다 18조6천9백23억원(6.82%)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12월 결산법인의 평균 부채비율은 6월말 현재 1백13.21%로 1년전보다 15.78%포인트 낮아졌다.
◆ 주요 그룹 첫 동반 흑자
내수시장 호조와 자동차.반도체 등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삼성 LG SK 등 11개 그룹이 모두 반기 흑자를 기록했다.
이들 그룹은 작년동기보다 1백4.28% 증가한 8조7천2백98억원의 흑자를 내면서 올상반기 상장사의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순이익 증가율은 SK그룹이 1백35.89%로 가장 높았다.
삼성 70.23%, 동부 65.50%, 현대자동차 39.65% 순이었다.
한진 현대 현대중공업 금호 한화 등 5개그룹은 흑자로 돌아섰다.
두산의 순이익 규모는 81.46% 감소했다.
순이익 규모면에서는 삼성그룹이 4조5천4백3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차(1조5천4백28억원) SK(1조5천2백17억원) 한진(3천7백69억원) 순이었다.
◆ 하반기 실적은 불투명
상반기 실적은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지만 향후 실적은 낙관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분기에 비해 2분기 실적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상장사의 2분기 순이익은 7조5백19억원으로 1분기의 9조9천9백18억원보다 29.4%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이 둔화된 것은 향후 경기하강의 시그널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의 2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나는 등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 국내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