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제표 인증 '순조' .. CEO 90%이상 서명

미국 기업경영자들의 재무제표 인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마감됐다. 이에 따라 기업 회계투명성에 대한 신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뉴욕증시는 급등세로 돌아섰다. ◆순조롭게 마감된 재무제표 인증=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14일(현지시간)까지 정확성을 직접인증한 회계장부를 제출하도록 통보받은 대기업 6백95개사 경영진중 96%가 마감시한을 지킨 것으로 AP통신은 추정했다. 최종집계는 5일간의 마감연장을 요청한 기업도 있어 내주쯤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후로 마감시한이 잡혀 있는 일부 기업 최고경영자(CEO)및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서명 회계장부"를 미리 제출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로 시한이 잡혀있는 9백42개사중 AT&T와 스타벅스 등 7백34개사의 경영진이 재무제표를 인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뉴욕증시 급등세=이날 "인증과정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전일 금리인하 불발로 하락했던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나스닥은 5.12% 상승했고 다우지수도 3.08% 오르며 8,700선을 가볍게 회복했다. 이는 15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의 동반상승으로 이어졌다. 뉴욕증시 급등을 기술적인 반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회계부정을 인정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인증서 제출이 순조롭게 진행되자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기업수익을 추적하는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의 척 힐 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인증작업"을 우려했으나 큰 문제없이 끝났다"며 "Y2K를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회계부정 실토한 기업은=SEC 조사를 받고 있는 AOL타임워너는 2000년 4분기부터 4천9백만달러가 매출로 잘못 잡혀 있었다고 시인했다. 편의점 업체인 팬트리는 수익을 1천6백만달러 부풀렸다고 인정했다. 세계 2위 광고회사인 인터퍼블릭 그룹은 6천8백50만 달러의 비용이 누락됐다며 지난 5년 이상의 실적을 재조정하겠다고 보고했다. 소비자 금융업체인 하우스홀드인터내셔널은 94년부터의 수익을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감시한 못지킨 기업은=이번 "CEO 인증"을 만들게 한 장본인인 월드컴을 비롯해 퀘스트커뮤니케이션 아델피아 등 분식회계 스캔들에 휘말려 있는 기업들의 경영진들이 이날까지 인증을 하지 않았다. 특히 다이너지 릴라이언트에너지 CMS에너지 닉코르에너지등 에너지 업체들이 시한을 지키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회계불신 고비 넘겼나=대부분 월가 전문가들은 경영진들의 인증서 제출이 증시신뢰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재무제표 인증은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기업개혁법안에 따라 올해뿐 아니라 영구적으로 시행된다. 대상도 1만5천여개 미국상장사 전체로 확대된다. 자산운용사인 뉴암스테르담파트너스인 마이클 클레이먼 수석투자전략가는 "많은 기업들이 인증할수록 회계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