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격변! 전력산업] (기고) '전력산업 구조개편 지속추진'

신국환 국내 전력산업은 21세기 시장경제로의 재편과 정보.지식혁명, 환경친화적 지속가능 발전 추세에 따라 혁신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다. 지난 40여년간 한국전력력 독점의 공기업 체제로 운영돼 오던 전력산업이 작년 4월부터 시장경쟁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한전으로부터 6개의 발전회사가 분할됐다. 전력시장을 감시하고 운영하는 전기위원회와 전력거래소가 설립돼 발전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전력산업은 대규모 투자와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만큼 독점체제가 불가피하다고 믿어왔던 과거와 비교한다면 실로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설비예비율도 현재 15~16%를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기 품질을 결정짓는 주파수와 전압 기술도 세계 수준에 도달해 있다. 전기가 산업활동과 국민생활의 필수 요소라는 점에서 전력산업의 급성장이야말로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한전을 비롯해 전력 생산 및 수송.판매를 직접 담당하는 발전회사와 관련 자회사만 보더라도 지난해 매출액이 21조원이 넘었고 종사하는 인력도 4만5천여명에 달했다. 여기에 전기 관련 산업까지 포함한다면 광의의 전력산업이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전력산업의 중요성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더욱 더 커지고 있다. 휴대용 전화기와 컴퓨터 등 정보기기들이 전원이 없으면 모두 무용지물이다. 정보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원 공급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이뤄질 때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할 수 있다. 정부는 전력산업이 경제 성장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수 있도록 적정 가격에 고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전력정책을 혁신하고 있다. 우선 정보기술(IT) 발달과 함께 전력산업에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이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위해 자연독점이 불가피한 송전부문을 빼고 발전.배전.판매 부문부터 경쟁을 도입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발전 부문에 이어 배전 부문도 나눠 단계적으로 민영화할 계획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전력시장을 조성하고 현재 용도별로 차등화된 요금체계를 경쟁체제에 적합한 원가주의 체계로 개편, 독점 체제에서 누적된 구조적 비효율을 제거할 방침이다. 소비자에게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력회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다만 구조 개편의 과도기에 생길 수 있는 수급불안 가능성에 대비해 전력수요 관리사업을 강화하고 신규 발전소 건설도 차질없이 진행시킬 예정이다. 둘째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IT 등 디지털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전력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핵심 전략기술을 확보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인프라를 보강할 것이다. 셋째 전력산업의 수출산업화 노력이다. 종합 플랜트 수출 형태로 진행되는 전력산업의 해외진출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국내 발전소 건설을 통해 축적한 화력.원자력 발전 및 송.배전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적극 유도하는 한편 동북아 전력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는 발판도 마련할 계획이다. 넷째 가스 부문도 독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전환, 에너지 수급의 효율성을 높이고 에너지 안보도 강화할 방침이다. 다섯째 남북 전력협력은 국민적 합의를 기초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통해 신중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변화는 불확실한 미래에서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변화에 수반되는 다소의 위험과 고통을 견뎌내고 새로운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세계 전력산업의 급속한 변화 추세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정부와 국민 업계가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