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격변! 전력산업] 발전 5천만kW '세계 12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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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력산업이 5천만kW 시대에 본격 진입했다.
올들어 보령화력발전소 1~4호기(60만kW)와 영광 원전 5호기(1백만kW) 등이 새로 운전을 개시함에 따라 7월말 현재 발전용량이 모두 5천2백65만kW 규모로 늘어났다.
그동안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해온 전력산업은 한국 경제 발전의 젖줄 역할을 했다.
1961년 36만7천kW에 불과했던 발전용량은 62년부터 기간산업 육성을 위한 발전소 건설이 본격화된데 힘입어 70년 2백50만8천kW 규모로 늘어나 자급구조를 갖췄다.
이후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면서 발전용량은 80년 9백39만1천kW 90년 2천1백2만1천kW 2000년 4천8백45만1천kW 등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설비용량은 북한으로부터 전력수요량의 60~66%를 의존하던 해방 직후(20만kW)보다 2백62배, 경제 개발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61년에 비해선 1백42배에 달한다.
발전 에너지원에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61년에만 해도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석탄(60.8%)과 수력(39.0%)의 비중은 70년에 각각 21.4%, 13.1%로 낮아지고 석유(65.5%)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그러나 73년 제1차 석유위기가 터지면서 국내 부존자원 개발과 에너지원 다양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 때부터 원자력과 양수 발전이 본격 도입됐다.
77년 말 고리 1호기 가동으로 시작된 원자력 발전의 비중은 80년 6.3%에서 90년 36.3%로 치솟았다.
반면 석유 비중은 80년 73.4%로 정점에 달한 뒤 90년 22.9% 2000년 10.0%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80년대 후반부터 온실가스( CO₂)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 현상이 국제 이슈화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떠올랐다.
LNG 비중은 90년 12.1%에서 2000년 26.2%로 급상승했다.
또 80년대 이후 해외 석탄 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80년 8.0%까지 추락했던 석탄 비중이 90년 17.6% 2000년 29.0% 등으로 수직 상승, 발전 에너지원 1위 자리에 복귀했다.
국내 전력산업은 지난 99년 말 현재 발전용량 기준으로 세계 12위 규모다.
1인당 전력소비량은 2000년 5천67kWh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40~70%선에 불과하지만 전력수요는 연평균 9.6%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세계 에너지 수요가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2.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비해 국내 수요는 연평균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한 발전설비 확충과 함께 에너지 소비구조 개혁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력 산업이 대부분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갖고 있는 탓에 에너지 효율 향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여름철에 급상승하는 가정과 사무실의 냉방 전력소비도 산업현장의 전력수요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동원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은 "절전효과가 큰 고효율 에너지기기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가정과 산업현장에서 전기를 아낄 수 있는 의식 전환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이를 위해 절전형 기기 인증품목을 대폭 늘리고 각 가정에서 에너지비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통합 에너지 모니터링시스템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또 여름철 전력수요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부하관리요금제도를 확대하고 지역냉방사업을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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