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휘성 '황산'] 넘실대는 雲海...마치 仙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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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에 대한 모독일런지는 모르지만 사실 많은 이들이 '황산을 둘러봤다면 나머지 5악은 그냥 건너뛰어도 좋다'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이미 명나라 때의 지리학자이며 여행가였던 서하객(徐霞客)은 중국의 산하를 두루 여행한 뒤 "오악(五岳)을 보고 평범한 산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황산을 보고 돌아온 사람은 그 오악도 눈에 차지 않는다"고 했다.
그만큼 황산이 내 놓고 있는 웅장한 산세와 절경은 그저 감탄해 마지않을 지경이고, 마치 살아 있는 신령을 보는 듯 신비롭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해발 1천8백60m의 정상 연화봉은 그 아래로 72개의 기괴한 봉우리를 거느리며 저마다 상상 속에서나 만날 것 같은 모양새를 뽐내고 있고, 그 산허리를 휘감으며 황산 자락을 가득 메운, 마치 바닷물결이 조용히 넘실대는 듯 한 부드러운 운해는 등산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이 장관을 촬영하려는 사진작가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여기에 황산의 일출과 일몰은 황산 여행의 진수로 손꼽히는, 결코 놓쳐서는 안될 절경이다.
넘실대는 운해 너머로 마치 동해에서 솟아오르는 듯 발갛게 산봉우리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일출은 물론, 빼곡한 소나무 너머로 천천히 내려앉는 일몰 역시 뛰어난 경치를 선사한다.
기암병곡(奇巖屛谷)을 따라가며 황산의 산세를 맛보려는 사람들은 보통 세 갈래로 나뉘어지는 등산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까지 가는 길이 가장 쉽고 시간도 절약되는 코스.
여기에 온천지역에서 출발해 정상에 이르는 서쪽 코스와 케이블카역이 있는 운곡사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동쪽 코스가 있다.
이들 모두 당일 혹은 1박2일 일정으로 소화해 낼 수 있는 등산 코스들인데, 이 가운데 온천에서 옥병루를 지나 천도봉을 오르고, 여기서 북해빈관 등의 호텔에서 1박을 한 뒤 다음날 연화봉으로 오르는 서쪽 코스가 가장 길고 힘들다.
물론 그만큼 뛰어난 산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황산에서의 등산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을 사로잡는 것으로 온천을 들 수 있다.
황산 온천구는 산 입구에 위치해 있는데, 주변의 볼거리들이 많고 호텔이나 매점, 온천, 풀장 등이 모여 있어 위락단지처럼 조성되어 있다.
특히 4성급 호텔과 산장 등에서 묵으면서 온천을 즐기고, 짬짬이 익연정, 관폭루, 백용교, 취석과 호두암, 도화계, 도원정 등 많은 명소와 유적지들을 둘러보게 된다.
전설에 따르면 황산 온천은 중국의 헌원(軒轅)황제가 이 온천에서 49일 동안 목욕을 한 뒤 젊음을 되찾았다고 한다.
황산을 잘 아는 전문가들은 황산 여행의 최적기를 가을로 꼽는다.
단풍과 운해, 그리고 기암절벽은 상상만으로도 벌써 마음을 설레게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