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이코리아 기대 '솔솔'..3일째 순매수.선물도 상승쪽에 '무게'

외국인의 '바이코리아'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9백67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는 등 사흘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특히 이날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1만2천1백8계약을 순매수,지난해 9월12일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을 사들였다. 이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730선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지난주 이후 국내시장에서 매수기조로 돌아서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지난 4월 주가 고점 이후 매물이 가장 많이 집중돼 있던 730선을 넘어서 물량부담을 다소 덜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한 최근의 지수상승은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기조로 돌아섰나=외국인의 3일 연속 순매수는 8월초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들은 최근 국내증시의 전약후강 장세를 연출한 주역이었다. 그러나 미국증시의 바닥론이 힘을 얻기 시작한 지난주 이후 외국인의 투자전략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종합주가지수 730선을 돌파한 이날의 시장 움직임은 '전약후강'.뚜렷한 주도세력이 없는 시장에서 외국인이 '총대'를 메고 나서면서 벌어진 현상이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종전과 다른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과 13일 대규모 순매수를 보이며 누적 순매도 물량을 청산한 외국인은 그 후 매수기조로 돌아선 것.이전까지는 먼저 팔아놓은 선물을 환매수하던 패턴에서 지난주부터는 선물을 우선 사고난 뒤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하는 전략을 보이며 누적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배동일 대우증권 선물옵션마케팅팀 선임연구원은 "최근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까지와는 달리 상승쪽에 무게를 둔 포지션을 가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엷어진 매물부담=국내증시는 지난 4월22일 고점을 형성한 뒤 4개월동안 하락장이 이어졌었다. 이 기간에 700~730선에서 전체 거래물량의 23%(1백82억2천8백64만주)가 집중돼 있다. 지난주 이후 세차례 시도 끝에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730선을 돌파하면서 물량부담은 일단 덜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혜린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지수 730~760선에는 매물대가 가장 엷은 편"이라며 "개인들이 차익실현하는 물량을 선물강세에 이은 프로그램매수와 외국인이 받아가고 있어 물량부담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부담스런 프로그램매매=외국인의 현·선물 집중 매수로 상승장이 이어지고 있으나 프로그램거래량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주가의 추가상승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최근 프로그램거래에 의한 매매대금은 전체 거래대금의 10%를 넘어서고 있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서 선물이 약세로 돌아서면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흘러나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동일 선임연구원은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물량은 차익실현을 위해 시장에 흘러나올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프로그램매도 물량 충격을 줄여 추가상승이 이어지려면 외국인의 현물주식 매수 지속이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