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전쟁시대] '멀티물류' 시대 개막 .. 하역.수송.재고 전과정 책임

"물류도 이제는 전문가에게 맡긴다." 물류 전성시대다. 물류를 정복하지 않은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아무리 좋은 물건을 만든다 해도 소비자가 원하는 때와 장소에 정확히 배달하지 못하면 기업은 망한다. 기업들이 저마다 물류관리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체계적인 물류관리는 비용절감은 물론 고객만족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류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기업들이 자체로 해결하기 보다 전문가에 맡기고 있다. 물류 업체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추세 덕분이다. 특히 단순한 배달수준에서 벗어나 원자재의 하역부터 육상수송,재고관리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3자물류"가 유행하기에 이르렀다. 3자물류는 단순한 물류아웃소싱보다 업그레이드된 개념이다. 물류 아웃소싱이 운송이나 보관 등 일부 물류기능을 전문 기업에게 위임하는 것이라면 3자물류는 물류 전략의 수립부터 운송,보관까지 모든 서비스를 물류 업체가 책임지는 서비스다. 또 물류 아웃소싱이 원가절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 비해 3자물류는 경쟁 업체에 비해 전략적 우위를 점하는 등 원감절감 이상의 효과를 노린다. 3자물류가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말부터다. 교통과 국제해운이 복잡해지면서 기업물류비용이 급증한 것이 요인이었다. 실제로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춘지가 선정한 5백대기업의 물류 아웃소싱 비율에 따르면 95년에 60%에서 2000년에는 77%까지 높아졌다. 국내 기업들의 물류 아웃소싱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열악한 편이다. 99년에 1.8%였던 물류 아웃소싱 비율은 2000년에 10.4%로 집계됐다. 이 수치도 단순한 물류 외주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개발연구원에 따르면 99년 기업의 매출액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이 7.3%,일본은 6.1%로 집계됐으나 한국은 선진국의 2배 수준인 12.5%로 나타났다. 이는 열악한 물류인프라 때문이기도 하지만 체계적인 물류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탓도 크다. 업계 관계자들은 물류 부문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물류업체들은 제조업체들과 달리 신규 시설투자를 할 때 세제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또 선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물류 업체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다. 물류 규격을 표준화하고 물류 운송 과정을 전산화하는 것이 물류 업체들의 향후 과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