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크루즈여행'] 두팔 벌려 늦여름 바다를 안는다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늦여름의 해가 유난히 커 보인다. 온통 붉게 물든 하늘이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따뜻한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서해 한가운데서 맞는 해넘이. 서로의 어깨에 기대 꿈꾸는 듯한 표정을 짓는 연인들의 얼굴에도 홍조가 피어오른다. 오랜만에 여행길에 오른 듯한 중년부부들도 어느새 손을 꼭잡고 있다. 뱃머리쪽은 젊은이들의 웃음으로 넘친다. 너도나도 두 팔 벌려 가슴을 한껏 내밀며 영화 타이타닉의 명장면을 흉내내고 있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의 플래시가 서서히 잦아드는 노을을 아쉬워하는 것 같다. 노을이 환상적인 서해 크루즈여행이 인기다. 현재 스타크루즈의 슈퍼스타 제미나이호가 평택~다롄~칭다오로 이어지는 한.중 노선을 운항, 멀게만 느껴졌던 크루즈여행의 맛을 한아름 선사하고 있다. 크루즈는 바다를 여행하는 초대형 유람선. 몇 년 전 TV로 방영됐던 '사랑의 유람선'을 떠올리면 된다. 한.중 노선을 운항하는 슈퍼스타 제미나이호는 1만9천t급. 길이 1백63.8m, 폭 22.5m에 달한다. 스크루의 포말 궤적이 아니라면 움직이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덩치가 크다. '떠다니는 리조트'답게 선내의 거의 모든 편의시설을 무료로 이용할수 있다. 캐빈(선실)은 조금 좁은 듯 하지만 샤워 시설까지 완비돼 있다. 갑판을 돌며 산책을 하고, 조깅도 즐길수 있다. 언제든 이용할수 있는 헬스센터에서 첨단기구를 이용, 헬스를 하며 땀을 빼는 것도 가능하다. 헬스센터에는 자그마한 실내 자쿠지와 사우나설비가 있다.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아쉬울게 없다. 바닷물을 정화시킨 물을 채운 수영장이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풀도 따로 두었다. 따뜻한 물이 채워진 자쿠지는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유를 만끽하려면 옷을 벗고 선탠을 즐기면 된다. 승무원들이 진행하는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도 흥겹다. 애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수 있는 어린이센터를 운용하고 있다. 그림도 그리고, 리모컨 자동차와 컴퓨터 게임을 하며 놀수 있게끔 꾸며 놨다. 외국인 도우미가 보모 역할을 해 아이들이 영어연습을 할 수 있다. 식사는 뷔페식. 거의 호텔 수준이다. 갑판에서 바다를 보며 식사를 하는 느낌이 새롭다. 밤 아주 늦게 가벼운 간식도 제공한다. 피곤하면 맛사지(유료)실에 들어가 몸을 맡길수 있다. 가볍운 스낵과 술을 들수 있으며 노래할 수 있는 공간도 두었다. 밤에도 심심치 않다. 매일 밤 4백석 규모의 극장에서 화려한 쇼가 펼쳐진다. 살사와 탱고 등의 춤, 매직쇼 등 밤마다 다른 프로그램이 무대에 올려진다. 공해상에서만 문을 여는 게임방에서 확률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크루즈여행의 묘미중 하나는 기착지 관광. 각 기착지 도착 하루 전날까지 신청하면 배에서 내려 다롄과 칭다오관광을 할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스타크루즈는 9월15일까지 평택~다롄~칭다오~평택 노선을 운항하는 한.중 크루즈 여행상품의 요금을 인하했다. 최저요금이 적용되는 복도쪽 2인실 기준, 목요일 오후 6시 출항하는 3박4일 상품은 1인당 29만9천원, 일요일 오후 8시 떠나는 4박5일 상품은 34만9천원. 출국.항만세(6만7천1백원), 비자료 별도. 1588-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