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3일자) 수교 10주년 한.중관계의 새 좌표

내일로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양국간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그중에서도 경제교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연 압도적이다. 우선 우리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지난해 12.1%로 10년만에 3배나 커졌으며 그 결과 2위의 수출시장으로 떠올랐다. 연평균 증가율 또한 23.8%나 돼 미국이나 일본을 대한 수출증가율보다 훨씬 높다. 중국에 대한 투자는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해까지의 투자실적 합계가 54억달러를 넘어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투자대상국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작년 한햇동안 투자금액은 4억6천6백만달러로 대미 투자실적을 넘어섰다. 그러나 한·중 관계 발전을 위협하는 불씨 또한 적지않은 게 사실이다. 탈북자 처리 문제를 둘러싼 외교갈등은 차치하고 경제분야만 보더라도 그렇다. 마늘분쟁은 양국간 통상마찰의 잠재적 폭발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단적인 예다. 우리 제품에 대한 중국의 반덤핑 규제만 해도 조사가 진행중인 사안까지 포함해 모두 16건이나 되며 그중 절반 가량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에 취해졌다는 점은 관심을 갖고 지켜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양국간 교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분쟁처리 절차를 협의하는 등 보다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다. 양국간 국제분업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더 나아가 한층 심화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중국산업의 급성장으로 인해 우리의 수출시장을 뺏길지 모른다는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으며,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제조업체가 생산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함에 따라 고용사정과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이른바 제조업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중국제품의 경쟁력이 빠른 속도로 강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기업들이 대비하기에 따라서는 그것이 꼭 우려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당장 중국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중간재와 부품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힘쓰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 중국시장의 잠재력을 활용해 차세대 정보통신기술의 표준화에 적극 협력하는 것도 '윈-윈'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이같은 한·중 두 나라의 호혜적인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한·중·일 FTA 등 동북아 공동체 구성을 구체화할 시기가 됐다고 본다.